•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4일 농산어촌 기숙형 고등학교인 충북 괴산고를 방문해 학생들과 기념촬영한 것에 대한 일부 네티즌과 언론의 문제 제기는 극히 비상식적이다. "자, 사진 찍습니다. 김치" 함부로 이런 소리 하다간 '사진 조작범'으로 몰리는 시대에 살고 있는가 두려움이 들 정도다.

    논란의 발단은 이 대통령과 한 학급 학생들이 함께 두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찍은 한 장의 사진. 단지 대한민국 대통령과 웃으며 사진 촬영했다는 이유로 학생들은 '사이버 테러'에 가까운 비난에 시달렸고, 학교 홈페이지는 몸살을 앓아야 했다. "욕설이 너무 심하다"고 판단한 학교측이 자유게시판을 막을 때까지 그랬다.

    학교측의 통제를 피해 민원게시판까지 파고들어 "제대로 교육시킨 개 마냥 시키는데로 해야겠죠"라며 학생들을 비하하는 글을 남긴 이들은 해도 너무한다. "학생들 과반수 이상이 대통령 오는 것에 찬성했느냐"면서 학교의 '반성'을 요구하는 주장은 한숨까지 나오게 한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농산어촌 기숙형 고등학교인 충북 괴산군 괴산고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손으로 하트모양을 만들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농산어촌 기숙형 고등학교인 충북 괴산군 괴산고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손으로 하트모양을 만들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참다 못한 한 네티즌은 자신을 '괴산고 학생'이라고 밝히며 사진을 찍게 된 과정을 설명한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 글은 또다시 '사진 조작의 진실'이라며 인터넷을 떠돌았다. 한겨레신문은 "저희가 웃고 싶어서 웃습니까?"라는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학생들이 '억지로' 촬영했음을 주장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단지 '매도당하기 싫었던' 학생의 목소리는 감춰졌다.

    당시 현장에서는 전혀 문제될 게 없는 상황이 전개됐다. 이 대통령은 한 학급의 수업을 참관했고 이후 교사, 학생들과의 기념촬영에 응했다. 취재진이든 청와대측이든 좀 더 자연스러운 장면을 담기 위한 유도가 지탄받을 잘못일 리는 없다. 학생들은 기꺼이 함성과 포즈로 자신을 드러냈고, 촬영 후 몇몇 학생들은 서슴없이 이 대통령의 팔을 붙잡고 사인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 대통령과의 사진 촬영이 탐탁지 않은 학생이 있었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큰 일(?)'이 벌어졌지만 정작 괴산고는 담담했다고 한다. 평소와 다름없이 여름방학 보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학교측 설명이다. 여기에 특별히 대응할 것도 없으며 괜한 대응으로 문제가 커질 경우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까 우려된다는 학교측의 입장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한 관계자는 예기치못한 사이버 공격에 당혹감을 나타내며 "단지 걱정스러운 것은 아이들이 '정말 우리가 뭘 잘못했나'하는 가치관의 혼란이 올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불어 제기된 '과잉경호' 논란은 한 번 짚어볼 문제다. 행사 숙지를 위해 전날 1회 리허설을 했을 뿐이라고 하지만 한창 활동적인 학생들에게는 경호처 직원들의 통제가 '강압적'으로 느껴졌을 법도 하다. 경호처는 "국민에게 거부감이 없도록 선진 기법을 통해 친근감 있는 경호를 해달라"는 취임 초 이 대통령의 지시를 되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