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 이후 군부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미국과의 대화가 단절되고 있으며, 이는 두 명의 미 국적 여기자와 한국인 한명의 북한 구금 상태와도 무관치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국경지대에서 취재중 체포된 유나리, 로라링 두 여기자와 개성공단에서 일하다 `체제 비판' 혐의로 체포된 유모씨의 구금은 김정일 와병 이후 점차 호전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북한의 행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후 북한은 미사일 발사, 6자회담 철수, 국제 무기 사찰단 추방에 이어 추가 핵실험 위협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WSJ은 "북한의 외국인 구금행태는 자국인 외교관의 접견권을 보장하고 있는 국제 인권관행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은 거의 두 달동안 두 여기자와 유씨로 알려진 한국인에 대한 접견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측은 두 여기자를 `적대행위' 죄목으로 재판에 회부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미국은 물론 북한내 미국의 연락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스웨덴 대사관에도 재판 진행 일정 등에 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매츠 포이어 북한주재 스웨덴 대사는 지난 3월 30일 이들 여기자를 한 차례 만났을뿐 이후 추가 면회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란에 감금돼 있는 여기자 문제와는 달리, 북한에 감금돼 있는 두 여기자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으로 보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평양과의 협상에서 불확실성이 증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초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북.미 상황에 정통한 한 인사의 말을 인용, 북한이 미국과 전혀 대화를 하지 않고 있다고 전하면서, "김정일 와병 이후 북한 군부 강경파들이 득세해 핵무기 개발의 저해 요인이 되고 있는 외교적 과정들을 단절시키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최근 방북한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을 만나지 않은 것도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 외교부장을 만나 6자회담을 촉구했다.
    평양의 한 관리는 지난주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접근에 대해 "전임자인 조지 부시 대통령과 다를 바 없는 호전적인 자세"라고 주장하면서 북.미 양자대화에도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