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매체에서 입시위주 교육정책을 비판해온 가수 신해철(41)이 입시학원의 광고 모델로 등장해 '이중행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신해철은 지난 2008년 5월 10일, 전교조 기관지 '교육희망'에서 "공부만 강요하는 수많은 어른들은 대부분 속물 아닌가"라고 따졌다. (http://news.eduhope.net/

    신해철은 이 기관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교육정책을 비판하며 "미래에 대해 확실한 목표나 꿈 없이 입시노동을 강요하는 것은 청소년을 노예로 만드는 것"이라며 "필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아이들하고 얘기하는 것이지 무조건 잡아놓는다고 성적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 수백만 아이들의 인생을 망쳐놓겠다는 것인데 성적평균 안 오르면 누가 할복자살이라도 할거냐"고 목청을 높였다. 

    신해철은 이어 "사람이면 무조건 공부해야 하는 것이 절대선인 미친 나라에서 애를 기른다 생각하니 돌아버리겠다"며 "아이가 건강하면 감사해야지 공부를 잘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공부는 지엽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선 같은해 4월엔 여성지 '레이디 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신해철은 자신의 교육철학을 "소위 말하는 정상적 지능을 갖고 태어났다면, 그것만으로 감사.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죠. 이쁘기를 바라고, 게다가 공부까지 잘하기를 바라면 천벌 받는다고 봐요. 무사히 태어나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데 뭘 더 바라요"라며 "내가 얘를 보고 서울대를 가라고 하겠어요, 무슨 말을 하겠어요"라고 했다. 그는 이어 "남들한테 뒤떨어지면 어때요? 공부 못하고 재주 없어 보이고. 그럼 어떠냐는 거죠"라고 소개했다.

    그는 2008년 2월에는 인터뷰 전문기자 지승호씨와 진행했던 대담을 엮어 발간한 책 '쾌변독설'에서 "애 학교 가기 싫다고 하면 안보내면 그만이고요. 일단 수학 물리 화학 경제 이쪽 계통은 우리 마누라가 완벽하게 가르칠 수 있고요. 역사 문학 음악 예술 이건 내가 가르칠 자신이 있고요. 우리 집사람과 제가 합치면 일본어랑 영어도 가르칠 수 있으니까, 우리 집은 애 학교 안 보내려면 안 보낸다는 결론이 났어요"(쾌변독설, 244쪽, 부엔리브로 펴냄)라고도 밝힌 바 있다. 또, 책을 홍보하면서 신해철은 서울 마포의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근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학대 당하고 인권 유린을 당하는 계층은 청소년"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청소년) 인권 대학살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학원교습시간 24시간 허용 조례안'이 논란이 되던 당시, 신해철은 "학업과 경쟁이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옥상에서 투신 자살한 학생들의 리스트를 뽑아 조례안을 만든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최근 10년간 학업 경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자살한 수많은 청소년 명단을 읽으면서 울고 싶었다. 우리 애들이 말도 안되는 싸움과 경쟁 대열에 뛰어들어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발언했다.

    채 1년도 되지 않아 '독설보다 날카로운 신해철의 입시 성공전략!'이라는 문구와 함께 신해철은 검은 선글라스를 낀 모습으로 명문대와 특목고 합격생 수를 홍보하는 입시학원 광고모델로 등장했다. "도대체 왜? 학습목표와 학습방법이 자녀에게 딱 맞는지 확인하지 않습니까?"라는 문구가 실린 광고에서 신해철은 입시학원 선전을 했다. 신해철의 광고 계약기간은 1년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신해철은 1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CF 역시 아티스트에겐 표현의 일종"이라며 "이번 광고 출연은 평소 교육에 대한 내 생각의 연장이며, 내 교육관과 충돌하는 부분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