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 정부가 비상 경제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고육지책을 마련하고 있는 힘든 요즘 정치권이 벌이는 당파, 계파 싸움은 참으로 한심하다 못해 구역질나는 모습이다.

    한미 FTA 문제가 그렇고, 쌀직불금 문제가 그렇고, 한나라당 친이·친박 계파싸움 문제가 그렇다. 어떤 대선후보로 예측되는 정치인이 오찬 약속이 겹치자 한 식당에서 동시에 두 행사를 치렀다는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언론에 장식됐다. 그 주위에는 친X계 국회의원과 일부 초선의원들이 앞 다투어 이름을 대고 있다고 전한다. 아직도 대선이 4년 1개월이 더 남았는데 대선을 위한 계파정치를 구축하려한다는 빈축을 사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비상경제시국에는 적어도 나라경제가 거덜나기 직전이라는 위기인식을 조금이라도 공유하고 있는 계파의 지도급 정치인이라면 국가이익을 위하여 서로 협조해야 할 것은 솔선해서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부 발목을 잡으려고 온 당력을 쏟고 있고, 여당은 여당대로 ‘이재오’가 귀국한다고 하니 친박계는 이런저런 비판을 하면서 계파결속을 강화하고, 친이계는 ‘이재오’ 귀국을 위해 흥분에 쌓여 부산떠는 모습이 오버랩된다.

    기회주의적 행동을 일삼는 일부 정치인들은 시각을 교정해 힐러리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일단 경선이 끝나고 승자와 패자가 다함께 가는 오바마와 매케인 그리고 힐러리의 모습은 지극히 아름답다. 힐러리는 경선이 끝난 후 단 한번도 오바마를 비난하지 않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하등의 잡음없이 순수하게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 정치판과 전혀 판이한 선진국 정치인의 아름다운 모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이러한 힐러리를 국무장관으로 선임한 것이다.

    한나라당 경선 이후 지금까지 집권 여당의 정치행태는 실로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국회의원이 떼를 지어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대선예비주자(?)를 밀착경호(?)하는 모습이 TV화면에 나오면 왠지 역한 생각이 치밀어 오른다.

    대통령이 취임한지 1년도 채 안되었는데 새로 국회에 진입한 초선 의원조차도 이런 저런 눈치를 얍삽하게 살펴가며 유리하다 싶은 대선예비주자 모임에 얼굴을 내보이며, 얼마 안 있어 친X계이니 친X계니 하는 클럽멤버가 되는 영광(?)을 위하여 정치 작전하는 꼴불견은 가히 ‘한국정치판’에서나 볼 수 있는 진풍경이 아니겠는가. 아마도 이들은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을 잊어버리고 ‘권력은 계파 수장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을 광신하고 있는 모양이다. 다음 공천을 위해 줄서야 하는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러나 엊그제 대선을 치르고 대통령 임기가 4년 1개월여 이상이나 남은 긴긴 세월 앞에서 2012 대선과 총선을 의식한 일부 기회주의적 대선 예비후보 정치인의 포플리즘적 발언과 그 오만한 모습은 한마디로 민의를 무시한 가장 큰 과오를 범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선 예비주자들이여. 힐러리를 벤치마킹 하십시오. 그것이 몸에 좋을 것입니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