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초기의 요구조건과는 달리 점차 '반정부 투쟁' 등으로 변모되고 있는 것과 관련 "'천민 민주주의'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주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국장의 '촛불시위, 포르노 영화관에 데려간 격', 소설가 이문열씨의 '디지털 포퓰리즘의 승리' 등 촛불 시위를 준엄하게 질타하는 글에 연이어 나온 것이다.

    주 의원은 16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디지털 포퓰리즘-천민민주주의를 논함'이라는 글을 올려 "정권 타도를 외치는 사람들은 '천민 민주주의자'들에 의해 조종되는 피해자"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민주주의 일탈에 경고를 보내는 '천민 민주주의'란 말이 있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법의 지배가 도전받거나 직접민주주의를 악용한 여론왜곡과 선전선동이 판을 칠 때 사용된다"면서 "직접 민주주의는 중우정치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선동정치에 취약하고, 이것은 곧 '천민민주주의'로 변질되기 쉽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고대 아테네도 법이 무시되고 포퓰리즘이 팽배하는 천민 민주주의가 판을 쳐 결국 멸망했다"며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법의 지배에 대한 도전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은 준법 의무를 우습게 여긴다. 좌파 정권 10년은 법이 조롱당하는 법 굴욕의 시기였고, 지금도 그 그늘은 우리사회 전반에 짙게 드리워져 있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미숙하고 성급하게 타결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에서 촉발된 촛불집회도 급기야 '천민민주주의'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촛불집회는 화염병이나 쇠파이프 등 폭력적 도구가 동원되지 않았다는 측면, 일반 국민들이 대다수 참가했으며 동기가 순수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지만 특정 목적을 가진 세력에 의해 법의 지배를 무시하는 반정부 투쟁 성격의 정치성을 띤 불법집회로 변질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촛불시위가 시작과 달리 정치투쟁으로 변질되는 이유는,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좌파 386과, 그런 부모들에게 이끌리는 초·중·고생,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에게 표를 던진 620만 명의 일부가 주도하는 '천민민주주의' 때문"이라며 "그 외 대부분 국민은 문제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에 불만을 갖고 있지만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촛불시위를 이용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려 죽는다'는 공포 바이러스 퍼뜨리기는 얼마나 과장되고 왜곡돼 있느냐"고 반문하며 "이것은 듣기 좋은 '생명'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이념을 팔아먹는 '생명 상업주의자'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촛불시위는 국민건강 수호라는 좋은 의도에서 출발했지만, '천민민주주의'를 선호하는 '생명 상업주의자'들로 인해 '반미'와 '정권타도'운동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하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국회 등원을 거부하고 좌파가 주도하는 거리의 비이성적 굿판에 동참해 '생명'이란 달콤한 이름으로 포장된 낡은 이념을 함께 선전하며 흥청거리는 것은 그래서 이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라를 걱정하는 진정한 민주시민이 현실을 직시하고, 이성을 갖고 진지하게 행동해야 할 때"라고 마무리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