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대선 철이 가까우니 정치인들은 거짓말을 참말처럼 해대고 온갖 말솜씨와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주인인 국민의 비위를 맞추려고 별의별 언행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나같이 국민의 종이 되어 심부름 잘 하겠다고 외쳐댑니다.

    일단 선거에 이기고 나면, 안면몰수에다가 의자를 뒤로 푹 제치고 눈은 천정을 향해 깔면서 언제 내가 국민들에게 비위를 맞췄던가… 하며 꼴 같지 않게 국민 위에 군림하려 하는 호로 정치인들도 없지는 않은 정치판입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스스로가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가득찬 말을 가장 긴박한 상황이 있을 때 마다 습관처럼 말함으로서 원칙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심어 주려고 노력했었습니다. 원칙이 아닌 것은 가질 않고, 하질 않는다고 내외에 공표했던 박근혜 전 대표께서 경선당시에는 그토록 거짓말로 가득 찼다고 이명박 후보를 세차게 비판했던 그 때를 잊어버리시고, 어찌하여 지금은 그를 위해 적극적인 유세까지 하고 계신지요.

    경선 당시 원칙과 경선 후의 원칙이 달라졌습니까, 아니면 원칙의 개념이 바뀌셨습니까. 늘상 박 전 대표께서는 ‘나는 가진 것이 없다. 나는 자식도 부모도 없다. 나는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라고 말씀하였습니다. 대한민국과 결혼했지, 한나라당과 결혼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경선의 원칙을 지킨 것은 매우 돋보이는 행동입니다. 그러나 국가가 위기에 있을 때에는 정당보다 국가의 위기가, 보다 상위개념이 되어야 하는 것은 상식에 속합니다. 지금 거의 모든 국민들이 국가의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이번 대선은 중요한 국가적 의미와 의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항상 입버릇처럼 국가를 말하고 애국을 말하며 나라 걱정을 하던 박 전 대표의 원칙이라는 입장에 서보면, 아마도 국가개념이 한나라당의 당원개념보다 상위 개념이라는 사실에는 박 전 대표도 동의하시리라고 확신합니다.

    박 전 대표께서는 이명박 후보와 경선 당시 “나보고 만만한 후보라고 말하는 분이 있는데… 양파처럼 까도 까도 의혹이 계속 나오는 후보가 만만한 후보 아니냐(8월1일)”면서 이명박 후보를 향해 일갈한 바도 있지 않았습니까. 또 박 전 대표는 이명박 후보를 향해 ‘부도덕한 후보’, ‘땅떼기당 후보’라고 정의내리며 공격하기도 했지 않았습니까.

    KBS의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박 전 대표는 "이(명박) 후보는 경제 지도자를 주장하지만, 본인(이명박 후보)이 차린 회사는 1년 만에 망했다. 동업한 김경준 씨 주장대로라면 투자자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한 주가 조작 사건을 일으켰다"고 말하면서 은연중에 이명박 후보가 경제대통령 자격이 없음을 공개적으로 선언하지 않으셨습니까. 그토록 원칙과 냉철함에 입각하여 말씀하시던 박근혜 전 대표께서 정도(正道)를 지향함으로써 경선에 승복하고 뒤돌아간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나 경선 중에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될 사람’으로 정의 내렸던 박 전 대표의 원칙이 어느 날, 당원이라는 미명아래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도록 돕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섰고, 거기다가 지금은 선도적인 유세 활동까지 펼치면서 이명박 후보를 뽑아달라고 열변을 토하고 계시니, 참으로 국민들은 박근혜 식 원칙과 정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해 깔린 나머지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께서 생각했던 그 원칙의 의미가 무엇입니까. 때에 따라 말을 바꾸는 것이 박근혜 전 대표식 정치의 원칙이라면, 더 할 말은 없습니다만…

    항상 애국을 부르짖고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시던 박근혜 전 대표께서 어인일로 스스로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비판했던 분을 위하여 살신성인(?)하며 유세까지 할 수 있는지, 새로운 박근혜 식 원칙에 대한 설명이 국민들에게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다음은 박 전 대표께서 경선기간 중에 하셨던 말 몇 가지를 기억해 보겠습니다. (박근혜 홈피에서)

    법 안 지키고, 거짓말 잘하고, 수단방법 안 가리고 축재하는 사람한테는 누구보다 무서운 사람이 바로 저 박근혜입니다!! (2007. 8. 10 전주전북 합동연설회에서)

    경선은 "과거 됨됨이를 확실히 검증하는 것이 미래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하는 것입니다. (2007. 8. 7 서울 구기동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에서)

    강바닥 파고, 토목공사 일으킨다고 경제가 살아나지 않습니다.
    민생도 나아지지 않습니다.
    저는 땅이 아니라, 땀으로 돈 버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2007. 8. 3 충북 합동연설회에서)

    양파처럼 까도 까도 의혹이 계속 나오는 후보는, 이 정권이 상대하기에 만만한 후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안에서 던진 돌이 더 아프다.’고 하지만, ‘8월 20일 후보가 정해지면 돌멩이가 아니라 바위덩이가 날아올 것’이라고 박 전 대표는 경고했습니다.

    돌멩이가 아프다는 허약한 후보가 바위덩이를 이겨낼 수 있겠습니까?

    매일 밤 9시 뉴스를 보면서 오늘은 또 뭐가 터질까 마음을 졸여야 한다면, 그 때 가서 땅을 치고 후회해봐야 아무 소용없습니다. (2007. 8. 1 강원춘천 합동연설회에서)

    부패한 지도자가
    경제 살린 적, 있습니까? (7. 30 인천 합동연설회 연설)

    8월20일 우리 후보 정해지면 이 정권이 가만있겠습니까? 넉 달 동안 상상을 초월 한 공격을 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불안한 후보로는 안 됩니다. 후보가 되고 문제 터지면 정권교체 물거품 됩니다. 이 정권이 어떤 공격을 해와도 이길 수 있는 100% 필승후보 뽑아야 합니다. (7. 27 박근혜 후보 울산 합동연설회 연설)

    정권교체가 최종목표인데 당 검증위원회가 구성됐으니 문제 있는 후보는 걸러야 합니다.
    후보 검증과정이 잘못되면 정권교체를 못합니다. (2007. 7. 2 대구. 경북 당원교육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후보를 선택하면, 국민과 당원 모두 또 통한의 10년 세월을 살아야 합니다.

    그동안의 수많은 의혹에 대해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히 해소된 것 없고, 앞으로 또 무엇이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후보로, 이 정권이 휘두를 검증의 칼에 과연 이길 수 있겠습니까?
    문제가 생긴 후, 그 때 가서 땅을 치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8월18일 기자회견)

    진정으로 박 전 대표께서 말씀하신 원칙과 정도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