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20일이면 지긋지긋한 한나라당 경선이 끝난다. 많은 사람들이 정작 이 이후를 걱정하고 있다. 당연한 걱정이다. 한쪽에서 ‘후보 사퇴’까지 주장한 마당이니까 어찌 수습이 간단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승자가 당을 추스르고 본선 승리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시안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경쟁 진영과의 화해와 통합에만 너무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보다 대국적으로 이번 대선전을 바라보고 대처해야 한다. 본선 게임을 둘러싸고 있는 제반 환경을 고려해서 국민을 보고 크게 가야 한다.

    첫째, 지금 당면한 한나라당의 내홍(內訌)을 정치 개혁의 기회로 삼는다면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수도 있다. 경세제민(經世濟民)보다는 권력투쟁에 능한 정치, 희망의 언어보다는 부정의 언어를 즐겨 쓰는 정치, ‘내 탓이오’보다는 ‘네 탓이오’를 외치는 몰염치한 정치, 미래의 비전이 아닌 과거의 잘잘못이나 따지려드는 거꾸로 가는 정치 — 이 모든 여의도판 낡은 정치를 혁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특히 이번 한나라당 경선 결과 여의도 정치와 거리가 먼 후보가 당선된다면 더 더욱 이런 일을 해낼 수가 있다.

    둘째, 외연 확대이다. 어차피 지금의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인적 자산과 네트워크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가 없다. 여권과 한나라당 사이에서 주저하거나 방황하고 있는 정치권 및 시민사회 지도자들과 유권자들을 한나라당에 들어오고 지지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을 환골탈태(換骨奪胎)시켜야 한다. 그리고 앞의 정치 개혁 이전에 한나라당 개혁을 먼저 보여줘야 진정성이 실리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외연 확대를 위해서도 과거사의 덫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후보가 되는 것이 순리이다.

    셋째, 국민 통합의 정신이다. 주지하듯이 대한민국의 분열상이 심각하다. 지역과 지역, 중상층과 서민층, 장년층과 젊은층, 진보와 보수 사이의 갈등이 간단하지 않다. 이의 치유는 말로 되는 것이 아니다. 지도자가 균형 감각을 갖고서 설득하고, 소통해야 한다. 때로 지도자가 지금까지 견지해 온 고정관념을 버릴 수도 있어야 한다. 열린 자세와 합리성 그리고 실력이 겸비되어 있어야 한다. 국민 통합을 위해서도 벼랑 끝에 서 있는 후보보다는 중원에서 좌우를 아우를 수 있는 후보가 바람직하다.

    넷째, 실의에 젖어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막연한 총량적인 지표가 아니라 실낱같은 희망이나마 품을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성장의 과실이 서민층에게도 흘러내려갈 수 있는 제도와 풍토, 땀 흘려 일한 결과 자식들이라도 교육을 잘 시켜 떳떳하게 살 수 있는 가능성의 근거, 우리의 정치 지도자와 공직자들이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믿음, 대한민국의 발전이 곧 나의 발전임을 등치시킬 수 있는 동기를 줘야 한다. 이런 일에 적합한 후보가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결론적으로 긍정적인 힘이 두드려지면 상대 진영의 부정적인 공격이 거세더라도 국민은 긍정적인 지도자를 선택한다. 만일 긍정적인 힘이 보이지 않는다면 부정적인 공격만이 눈에 띄게 마련이다. 지난 대선의 실패도 긍정적인 힘의 한계에서 초래된 측면이 적지 않다. 대도무문(大道無門)의 자세로 대범하고 당당하게 천하를 평정하라!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