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PL이라고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얼마전에 모 방송사에서 방영한 '루루공주'라는 드라마로 인해 크게 문제가 부각이 되기도 했죠.

    PPL은 'Product Placement'의 약어로 쉽게 표현하자면 방송이나 영화에 특정회사의 제품을 소품처럼 나오게해서 간접적으로 광고를 하는 기법을 말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게 여러가지로 말썽입니다.사실 이런 간접광고는 우리 방송에서는 한동안 금지되어 왔던 방식입니다. 그런데 방송위원회가 2000년대 들어 방송사를 제외한 외주제작사에게만 PPL을 공식적으로 허가한 것은 방송사 자체 제작 프로그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로 제작해야 하는 외주제작사들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죠.

    현재 대부분의 드라마가 외주제작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전파를 타고 있기때문에 이런 PPL기법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점점 늘어가는 제작비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인 아니지만 차선책 정도로 PPL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런 제작비 상승이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PPL도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고 더 노골적인 광고가 될 전망이라는 겁니다.그렇다고 이를 금지하자니 다른 곳에서 제작비를 충당할 방법도 딱히 없구요.

    이런 딜레마는 외국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5월29일 전자신문 기사에 따르면… 

    "EU가 광고를 포함해 TV와 인터넷 등 미디어를 규제하는 관련 법령을 20년 만에 새롭게 바꾼다.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유럽집행위원회는 ‘오디오비주얼 미디어 서비스 디렉티브’ 개정안을 최종 통과시키고 오는 연말부터 이를 발효하기로 했다. 광고주가 TV프로그램에 자사의 제품을 노출시키는 ‘PPL 광고’를 뉴스와 어린이 채널을 제외하고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EU는 미국과 달리 PPL을 공식적으로 금지해 왔다. 또한 하루 3시간으로 엄격히 제한돼 온 TV광고 시간 한도도 폐지됐다." 고 합니다.

    그동안 PPL을 금지에 왔던 유럽연합이 디지털시대의 방송재원 마련이라는 이유로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더 이상 직접 광고로만으로는 제작비와 디지털 전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죠. 물론 광고주들이 직접광고보다 PPL을 더 선호해서 생긴 결과일수도 있구요.

    그런데 PPL을 그동안 허용해 온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PPL때문에 또다른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지나친 PPL로 인해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간접광고가 아니라 직접광고라는 비판부터 '도둑광고'라는 오명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도 PPL은 필요하지만 머리가 아픈 골치덩어리입니다. 물론 제작비가 충분해서 이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면 제작자 입장에서는 대환영이지만 그런 시대는 앞으로 만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점점 늘어만가는 제작비에 새롭게 쏟아져나오는 뉴미디어로 더 이상 방송광고가 원하는만큼의 수익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한 시점인데 PPL은 너무나 달콤하고 쉬운 대안으로 보이구요.

    방송사에서 더 노력하고 연구해서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내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중요하지만 이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새로운 대안을 찾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서 당장은 PPL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www.showpd.pe.kr 쇼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