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패배 후 독자 출마’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패배 후 탈당’ ‘신한국당→국민신당→민주당→자민련→국민중심당’

    이인제 국민중심당 최고위원의 ‘화려한 이력’이다. ‘경선 불복’의 주역으로 각인돼 있는 이 최고위원이 2007년 대선을 1년여 앞두고 바람직한 정계개편론을 꺼내며 여권발(發) 정계개편 논의에 숟가락 하나를 더 얹었다. 그는 12일 “바람직한 정계개편은 참다운 정치개혁을 의미한다”며 “우리의 미래를 개척할 희망의 정당을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스스로를 “낡고 불안정한 구도 때문에 요동치는 정계의 한 가운데서 가장 힘들게 견뎌온 한 사람”이라고 평가한 뒤 “이 낡고 불안정한 정당구도 때문에 나라가 흔들리고 온 국민이 절망하고 있다”며 “나의 소망은 오직 하나,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같이 오늘의 혼돈을 끝내고 우리의 미래를 개척할 희망의 정당을 건설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계개편은 필연이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하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오히려 여당보다는 한나라당에 더 날을 세웠다. “한나라당이 정계개편을 하지 말고 대선에서 그대로 심판 받으라고 하는 것은 국민의 명령을 거역하는 오만이지 이성은 아니다”며 “한국정당의 낡은 틀을 기준으로 본다면 오늘의 정치파탄은 한나라당의 원죄가 더 크다”고 쏘아붙였다. 

    한나라당은 1997년 대선 후보 당내 경선에서 이 최고위원이 당시 이회창 후보에게 패한 뒤 탈당, 독자출마한 것을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한 9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나라당은 ‘이인제 효과’에서 비롯된 경선 불복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은) 낡은 지역 패권, 시대에 뒤처진 기득권 안주로 정치를 정체에 빠트리고 그 결과 낡은 수구좌파가 활개치는 세상을 만들지 않았느냐”며 “정계개편을 가로막을 일이 아니라 스스로 낡은 지역패권과 기득권을 허물고 새로운 정당의 틀을 만드는 정계개편에 앞장서는 것이 바른 자세”라고 충고했다. 그는 “지역을 이데올로기로 해 국민을 맹목으로 몰아넣고 정치적 볼모를 붙잡는 추악한 정치가 계속되면 안된다”며 “한나라당도 그런 차원에서 이제 변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도 말했다.

    그는 “한국정치 발전이나 정당구도 진화를 의미하는 정계개편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낡은 지역패권 극복 ▲낡은 이념의 틀 탈피를 제시하며 “새로운 정당은 낡은 좌파 이데올로기를 배격할 뿐 아니라 낡은 기득권을 혁파하고 우리 사회의 건강한 미래를 열 수 있는 참다운 대안 정당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4년전 새천년민주당을 떠나면서 국민을 향해 던졌던 말들이 고스란히 현실로 나타난 오늘, 그때보다 더 무거운 마음으로 내일을 말하게 된다”며 “이제 악몽을 떨치고, 이제 먹구름을 밀어내고, 오늘 희망의 정당을 만드는 일에 우리 모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에게 패하자 대선을 18일 앞둔 12월 1일 민주당을 탈당,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