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홍보기획위원장 민병두 의원이 11일 대선 예비후보들에 대한 보도 태도를 놓고 언론을 상대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여야 후보간의 지지율 차이가 난다고 몇 달째 한나라당 후보들로 지면과 화면이 도배되는 현상을 볼 때, 언론 보도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민 의원은 이날 열린당 홈페이지 의원칼럼 난에 올린 글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면서 “현재 주요 언론의 보도경향을 보면 2007년 대선출마를 생각하고 있는 예비후보들이 한나라당 3명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하게 할 정도”라면서 언론 보도 태도에 적잖은 불만을 쏟아냈다.

    문화일보 정치부장 출신이기도 한 민 의원은 “언론이 소비자의 관심에 따라 선호도 높은 유력후보들에 대해 많은 지면과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면서 “지지율은 오르다가도 내리기도 하고, 내려가다가 오르기도 한다. 지지율이 보도의 준거틀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또 “현재 주요 언론이 한나라당 3인에 대해서만 반복적으로 계속해 보도함으로써 이들이 언론보도의 상당한 후광 효과를 얻고 있고 이에 비춰 타당 후보들은 큰 불이익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형평성에 큰 문제가 제기될 수 밖에 없다”고도 했다.

    민 의원은 이어 “1980년대까지는 독재정권과 집권당에 유리하게 보도됐던 것일 일반적인 관행이었지만 당시 야당들은 언론민주화운동을 위해 투쟁했고 언론단체들도 대선 총선보도에 대한 감시운동을 벌여 최소한의 기계적 형평성이라는 원칙이 만들어졌지만, 요즘 보도를 보면 기계적 균형을 대체하는 새로운 원칙이 과연 정립된 것인지 의문인 채, 지나지다 싶을 정도로 편중돼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민 의원은 이와 함께 “예비후보들의 자질과 철학을 평가하고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심층보도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짚어보아야 한다”면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운하구상과 과학도시공약, 박근혜 전 대표의 열차페리를 제외하고는 공약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으며 이 공약에 대해서 조차도 충분한 검증이 이뤄졌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민 의원은 이어 “이 보다는 이명박 전 시장의 ‘박정희 선글래스’, 박근혜 전 대표의 ‘개미허리’, 손학규 전 지사의 ‘체험 삶의 현장 1․2편’ 같은 이벤트와 이미지 보도가 주종을 이뤘다”면서 “웃는 이명박, 초조한 박근혜, 오락가락 고건 등의 경마식보도도 상당정도 비중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이렇게 이미지에 치중하는 보도경향은 제대로 된 평가와 검증을 어렵게 할 것”이라며 “이제 대선예비후보에 대한 언론의 보도경향들을 경계하고 바로잡는 흐름을 만들어가야 할 때이며, 대선관련 보도 내부 준칙에 비춰 지금의 보도 경향이 적합한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민 의원은 그러면서 “언론이 한나라당예비후보들의 의도와 노림수를 여과없이 반영하기 보다는 국민과 유권자의 시각에서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우리사회의 당면한 의제에 대한 여야 예비후보들의 인식, 우리사회가 나아갈 미래에 대한 비전,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언론이 국민적 의제(public agenda)를 설정하고 선도해가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정동영 전 열린당 의장과 김근태 의장을 비롯,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 현재 거론되는 여당 내 잠재적 대선 예비후보들은 지지율이 채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바닥 수준인데가가, 최근에는 당의 존폐마저 불확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