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실 들보에도 ‘용구’는 기본이다”
    “데모만 하다 책이라고는 한 권도 안 읽어 봤으니…”

    이명박 서울특별시장 ‘테니스 논란’과 관련, 전날(21일) 열린우리당 진상조사단이 편법 건립 의혹이 제기된 서울 서초구 소재 잠원동 테니스장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서 상량판에서 ‘용 용(龍)’자와 이 시장의 이름을 발견했다며 마치 결정적인 ‘단서’를 포착했다는 듯 한바탕 호들갑을 떤 직후인 22일 네티즌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열린당 진상조사단과 함께 현장조사에 참석했던 유기홍 의원은 국회 긴급브리핑을 통해 자신이 역사를 전공(서울대 국사학과 졸업)했다는 사실과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봤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상량문에 자신의 이름의 쓰는 것도 드문 경우고 ‘용’자를 쓰는 것은 제왕의 상징이 되기 때문에 (이 시장은) 대단히 오만하다. 이 시장의 심리상태가 (여기에) 들어있다”며 이 시장을 직격한 것에 대해서는 네티즌의 따가운 눈총이 일고 있다.

    자신을 서예가로 소개한 한 네티즌은 유 의원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화장실 들보에도 용·구는 기본”이라면서 “어떤 전문가에게 물어 봤는지 모르겠지만 참으로 웃긴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런 상식으로 국회의원을 하느냐”면서 다그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나도 이 시장이 싫지만, 일반적으로 상량문에 ‘용’자와 ‘구’자는 기본이다. 공공건물에 시장의 이름을 사용한 것도 그다지 무리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조금만 더 알아보고 말씀하시지요”라면서 충고했다.

    인터넷 포털 등과 각 인터넷 사이트 등의 네티즌들도 “당신이 역사를 전공했다고? 데모만 하다 책이라곤 한권도 안 읽어 봤으니…, 손가락 뒀다고 뭐하냐. 인터넷에서 상량문 쳐보면 될 거 아니냐” “타인을 단죄하려면 정확한 사실에 기초해야지, 모든 것을 무식한 지들의 잣대로 재서 함부로 진실을 왜곡하며 언론을 호도하느냐”는 등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유명 인터넷 포탈사이트에서 아이디 ‘archcom’는 “시비를 걸려면 그럴듯한 것으로 걸어라, 상량문이 뭐냐? 상량문까지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잔머리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으며, ‘jkkim2211’는 “상량문에 용자와 구자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상량문이 뭔지 잘 모르고 한말이 아니냐”고 했다. 아이디 ‘kksh56’는 “트집잡을 것을 잡아라! 상량문은 말도 안 되는 트집에 불과하다”고 했으며 ‘onami560'는 “천하에 무식한 놈들 같으니라고. 상량문에 龍과 거북이龜는 의당 들어가는 글자인데 하여튼 무식하면 용감하다. 뭘 좀 알고 시비를 걸어야지”라고 했다. ’chang4223‘는 “비싼 밥 먹고 할 일 없는 이들의 웬 넋두리냐. 그렇게도 할 일이 없느냐”고 했다.

    ‘ohjjhope’는 “구린내 나는 골프로 이해찬 쫒겨난게 그렇게 억울하냐. 이해찬 골프와 이명박 테니스는 비교도 안 되고 차원이 다르다, 유치한 시비는 이제 제발 그만하라. 인물과 정책으로 대결해야지 트집잡고 흠집내 이길려고 하지 마라”고 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도 즉각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일반 가옥 등 건물 상량문 좌우 양끝에는 ‘용’자와 ‘구’자를 서로 마주대하도록 쓰는 것이 보편화된 일반적 사항이며, 용과 거북이가 수신(水神)이므로 화재를 예방해 달라는 기원의 의미로 쓰여지고 있다”면서 “잠원동 테니스장의 상량판문에 쓰인 용자와 구자의 경우에도 통상 상량문을 쓸 때 들어가는 글자로 건물안전, 화재예방을 기원하는 의미일 뿐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했다.

    유기홍 의원은 58년 서울 출생으로, 정동영 열린당 의장과는 서울대 국사학과 선후배 사이다. 유 의원은 지난 81년 서울대 재학당시 시위 주도로 구속되는 등 2차례 구속과 4차례 수배로 14년만에 서울대를 졸업했다. 김근태 최고위원, 이해찬 전 총리 등과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창립해 마지막 의장을 지낸 바 있다. 현재는 국회 교육위소속이다.

    <>사전적 의미의 '상량문(上樑文)' 

    집을 신축할 때 연·월·일·시·좌향(坐向)·축원문 등을 적은 글. 일반 가옥의 상량문 좌우 양끝에는 용(龍)자·구(龜)자를 서로 마주 대하도록 써둔다. 이는 용과 거북이가 수신(水神)이므로 화재를 예방해주리라는 속신에서 비롯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