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역대 대통령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무총리 산하 `광복6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4일까지 전국 만20세 이상 성인남녀 1천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진한국 국민의식조사'에서 나타났다.

    29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역대 대통령(현 대통령 제외)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8.7%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아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이어 37.6%의 응답자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들었다.

    반면 전두환(1.4%), 이승만(1.1%), 노태우, 김영삼(각 0.3%), 윤보선(0.2%) 전 대통령 순으로 답해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제외한 역대 대통령의 `공헌도'는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분야별로 가장 잘한 역대 대통령을 묻는 문항에 있어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개선(90.7%), 인권신장(56.7%), 정치민주화(46.8%), 사회복지(45.1%) 등 4개 분야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발전(87.1%), 국가안보(72.4%) 등 2개 분야에서 각각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치안유지 분야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가장 잘 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49.8%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한국사회의 이념구성'과 관련한 설문 결과 스스로를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40.7%)가 `진보적'라고 생각하는 응답자(37.0%), `중립적'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22.3%) 보다 좀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측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87년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소 조사결과 보수 31.4%, 중도 37.3%, 진보 31.4%, 지난 2003년 조선일보 조사에서는 보수 46.5%, 중도 26.3%, 진보 27.2% 등으로 조사됐었다.

    또한 응답자의 대다수인 90.7%는 우리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심각하다는 견해에 대해 동의(매우 동의, 동의하는 편)한다고 답했으며, 각종 사회집단간 갈등 가운데 여야간 갈등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야간 갈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응답자가 `매우 심각하다'(55.9%), `심각한 편이다'(39.3%)고 답했고, ▲부유층과 빈곤층(92.8%) ▲진보와 보수(89.6%) ▲노사 (89.4%) 등의 갈등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응답자의 대부분인 90.1%는 대타협의 필요성에 동의한다는 응답을 내놓았으며, 한나라당 지지 응답자들 보다 열린우리당 지지 응답자들이 대타협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타협에 대한 집단별 관심도를 묻는 질문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59.2%가 `관심있다'고 답해 가장 높았고 노동계, 열린우리당, 진보세력 등이 뒤를 이었으며, 한나라당, 기업인, 보수세력 등은 50%에 못미치는 응답자가 `관심이 있다'고 각각 답해 대조를 이뤘다.

    이와 함께 선진한국을 건설하는 가장 큰 장애물로 부정부패를 꼽은 응답자가 55.4%로 가장 많았으며, 노사분규(21.3%), 전쟁위험(8.6%), 불신풍조(7.7%), 가두시위(3.4%) 등의 순으로 드러났다.

    또한 `새롭게 시작하기 위한 바람직한 방식'으로 `경제성장을 우선해야 한다'(59.0%)는 의견이 `분배를 우선해야 한다'(41.0%) 보다 많았으며, 한나라당 지지 응답자일수록 성장을, 호남지역 거주 응답자일수록 분배를 선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한반도.동북아 평화를 중심에 두고 국제관계 해결'(66.6%) 의견이 `한미동맹을 중심에 두고 국제관계 해결'(33.4%) 보다 ▲`공산주의자라도 보편적 인권 존중'(71.8%) 의견이 `공산주의자 인권 존중 필요없음'(28.1%) 의견 보다 ▲`북한은 신뢰.협력 대상'(58.5%) 의견이 `북한은 호전적.불신대상'(41.3%) 의견 보다 각각 많았다.

    이밖에도 선진한국 건설에 있어서의 각 집단의 중요성 조사에 있어 `황우석 같은 과학자'(93.8%), `정주영 같은 기업인'(91.3%), `삼성 같은 대기업'(86.3%), `박정희 같은 정치가'(81.4%) 순으로 중요도를 꼽았다.

    또 우리나라가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서는 `국민화합형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응답(58.5%)이 `카리스마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응답(41.5%) 보다 많았다.

    광복6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한상진 위원장은 "이번 조사에서 갈등 양상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날카로와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또한 국민들은 선진한국을 구현하는데 있어 `역동성'에 대한 강조와 `균형'에 대한 강조를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일대일 개별 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이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