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원대 후보 이종배·추경호·송석준 확정총선 패배 후 '영남 책임론' 속 첫 원대 선거당정관계 재정립·대야 협상 능력 과제로
  • ▲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오는 9일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인 가운데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패배를 수습할 후보군이 이종배(충북 충주)·추경호(대구 달성)·송석준(경기 이천) 의원이 등록하면서 '3파전'으로 좁혀졌다.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도 범야권 180석 이상의 의석을 앞세워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차기 원내 사령탑은 당을 쇄신하고 전국 정당으로 탈피해야 한다는 중책을 맞게 됐다.

    7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선 이종배 의원과 3선 송석준·추경호 의원이 각각 원내대표 후보로 등록했다. 기호 추첨 결과, 이종배·추경호·송석준 의원이 차례로 1~3번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당초 지난 3일 윤재옥 원내대표의 뒤를 이을 차기 원내 사령탑을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여권 내 중진 의원들이 출마를 고사하면서 후보 등록일까지 구인난에 시달렸다. 총선 패배의 책임을 수습할 중책을 맡을 첫 원내대표라는 점에서 중진 의원들 다수가 선거전에 나서기 꺼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22대 총선에서 108석을 확보한 데 그친 국민의힘은 새 원내대표가 당 전열 정비, 수직적 당정 관계 재정립, 22대 국회에서 대야(大野) 협상 등의 과제를 떠안게 됐다. 또한 국민의힘의 총선 패배 원인으로 지목된 '영남 정당'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는 과제도 풀어야 한다. 

    전국의 민심을 기민하게 읽지 못해 패배했다는 점을 근거로 당 안팎에서는 '영남 책임론'이 일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 패배의 책임이 어느 누구에게 전가되는 상황에서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의원 모두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누군가 나서 이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세 의원은 모두 정부 관료 출신이면서 친윤(친윤석열) 성향으로 분류되나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수도권·충청·영남의 3파전 구도로 확정된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후보군 중 제일 먼저 출사표를 던진 송 의원은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기획본부장 및 부동산정책본부장을 맡았다. 송 의원은 국민의힘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된 '영남당' 오명을 탈피할 적임자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수도권 민심을 파악하기 위한 적임자가 본인이라는 것이다.
  • ▲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좌)과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우). ⓒ이종현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좌)과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우). ⓒ이종현 기자
    송 의원은 지난 5일 원내대표 후보 등록 후 "이번에 민심이 수도권에서 강하게 광풍처럼 몰아쳤다"며 "그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제대로 헤아리고 받드는 그 역할을 누군가 당 지도부에서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치 기반을 충청에 둔 이 의원은 21대 국회 초대 당 정책위의장,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또 선거 때마다 표심이 갈리는 '스윙보터'인 충청에서 4선 고지에 오른 점과 이명박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차관을 지낸 경력을 앞세워 실무형 원내대표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 의원은 "야당과 과감하게 협상하고 치열하게 싸우겠다"며 "국민의힘이 다시 한 번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무너진 보수정당의 기치를 바로 세우고자 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원내대표 후보 중 마지막으로 출마를 선언한 추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냈으며 당 내에서 '경제통'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민의힘의 정치 기반인 영남에 근거지를 둔 추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다.

    추 의원은 5일 출마 입장문에서 "의원들의 열정과 지혜를 모아 국민의힘이 유능한 민생정당·정책정당의 명성을 되찾겠다"며 "국민이 공감하는 정치를 통해 다시 사랑 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자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그간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강원에 자리 잡은 권성동 의원을 제외하고 영남 기반의 주호영·김기현·윤재옥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아왔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여권이 총선 패배 이후 '민심의 변화를 읽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22대 국회를 이끌어 갈 첫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오는 8일 열리는 당선인 총회에서 출마자의 정견 발표를 듣고 이후 의원들의 투표를 통해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