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황우여 새 비대위원장, 당 선명성 강조당내 "기존 당원 100% 선출 규정 유지될 수도"黃 "전대 7말·8초 될 수도…신중하게 가야"유력 당권주자 "전대룰 손 보자" 요구 분출
  • ▲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임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임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황우여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수 정체성 확립'이라는 선결 과제를 제시하면서 향후 전당대회 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정당의 보수 가치로서 외연을 확장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잡을 경우 '당원 100% 전대룰'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황 위원장은 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확고하게 보수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정당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중도나 진보 쪽까지도 '우리 시대에는 보수적 가치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해서 우리가 그분들을 우리 쪽으로 모시는 그러한 일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중도층에 대해서는 "중도를 겨냥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중도 쪽으로 가는 걸로 생각하기 쉽지만 중도는 보수와 진보 중 선택하려고 하는 입장"이라면서 총선 참패 원인으로는 '보수 결집 실패'를 꼽았다.

    외연 확장을 위해 좌파 출신 인사와 정책을 대거 수용했지만 도리어 보수 지지층만 떠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황 위원장은 참여연대 출신인 김경율 전 비대위원 등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 "보수 쪽에서 충성스럽게 일했던 분들을 홀대한다"며 "(보수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든가 이렇게 되면 굉장히 우리 진영이 약화되기 쉽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연 확장에 거리를 두는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오해"라면서도 "보수의 외연을 넓히되 보수의 가치를 포기하거나 흔들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된다. 우리가 외연을 확장해야 되는 거지 우리 자체가 변질되거나 흔들리는 것은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황 위원장이 취임 일성부터 '정체성 확립'을 강조하자 당 내에서는 당원 의중을 100% 적용하는 기존 당대표 선출 규정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실제 당을 지지하는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선출직 후보를 내는 게 아닌 당대표를 뽑을 때 만큼은 당원의 의사가 존중돼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면서 "당의 정체성이 선명해질수록 이런 흐름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안철수·윤상현·나경원·유승민 등 유력 당권주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전대 룰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가 2년 후 지방선거를 지휘하게 되는 만큼 민심 수용에 민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황 위원장은 선출 규정 변경 가능성을 열어뒀다. 공무원 등 당에 가입할 수 없거나 당원이 아니어도 당을 지지하는 당우(黨友)의 의사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황 위원장은 "당대표를 뽑는 것이기에 당원들만 하면 된다라는 입장이 있다"면서도 "지금 당장 어떻게 하겠다라고 얘기하기 어렵지만 그런(민심 반영 비율 제고) 의견이 있으면 그것을 수렴하는 과정과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오는 6월 말 7월 초로 예상됐던 전당대회 개최 시점은 한 달 가량 늦춰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 위원장은 "(당 안팎에서) 6월 말, 7월 초 이야기를 했는데 당헌·당규상 필요한 최소 시간이 40일이다. 6월 말이면 5월 20일부터는 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어렵다"면서 "무리하지 말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도 한 달 이상은 늦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또 비대위 역할이 전대 준비를 위한 '관리형'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비대위 일에 제한을 두기 어렵다"면서 "여러 제도와 당·정·청 관계, 의사 협의 등에서 그간 놓친 것은 없는지, 국민이 지적하는 것은 무엇인지 찾아내 고쳐나가는 것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대가 오는 9월까지 연기될 경우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당대표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는 "그런 것은 염두에 안 두고 한다"며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일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