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보름 만에 총선 패인 분석 토론회"이재명·조국 보다 尹 부부 싫다더라"
  • ▲ 국민의힘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총선평가 토론회'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총선평가 토론회'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참패한 후 보름 만에 진행한 당 차원의 총선 평가 토론회에서 '영남 자민련', '경포당'(경기도를 포기한 정당) 등 자조 섞인 비판들이 쏟아졌다. 

    이번 총선에 출마했던 후보들은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 참석해 한 목소리로 민심과 당의 괴리, 용산 대통령실 등을 패배 원인으로 지적했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다들 강북에서 어떻게 당선됐냐고 한다"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솔직히 우리 당이 하는 것과 반대로 했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얘기는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고 당에서 내려온 현수막은 4년간 한 번도 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부끄럽지만 당에서도 알아야 한다"며 "서울시당 등 중앙당에서 현수막을 걸어야 공천을 받는다고 하는데 공천을 받아도 떨어질 것 같아서 못 걸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총선 참패 후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김 당선인은 "21대 총선에서 100석 남짓 표를 받았을 때 당이 무너지는 것처럼 대성통곡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도 거의 다르지 않은 결과를 받았음에도 안일하다는 느낌"이라며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없어 아쉽다"고 했다.

    경기 고양병에서 낙선한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선거 국면에서의 정부와 국민의힘 태도를 꼬집었다. 서민 경제가 악화되는 시점에서 정부와 여당이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게 아닌 '나 몰라라 정치'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는 "가게에 가면 행복한 소상공인을 한 명도 못 봤다"며 "대통령실의 경제수석이나 경제 관료가 나와 '사과, 대파 값이 오르니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조직부총장은 "경제가 추락하는 상황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집권당과 정부에 국민은 절망했다"고 일갈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적 이미지도 문제로 꼽았다. 김 조직부총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잘못됐지만 대통령이 더 싫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길거리에서 많이 만났다"며 "사실이 아닌 것도 많은데 대통령에 대한 공격에 아무런 방어를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남 자민련'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남에 계신 당선자들께서도 일부러라도 자기 희생을 해주셔야 한다"며 "당의 얼굴도 그렇고 지금과 달라진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의 사랑을 다시 받기는 어렵다"고 조언했다.

    서지영 부산 동래 당선인은 유권자 지형 변화에 대한 분석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실력 있는 정당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서 당선인은 "보수 정치 세력에 대한 경고를 넘어 기대가 없다는 걸 표현한 선거"라며 "실력 없어 보이는 정당에 젊은 층이 표를 줄 수 있겠나. 처절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명박 정부 당시 치러진 총선을 언급하면서 "과거 우리 당은 '경제는 한나라당'이라는 슬로건으로 실력 있는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줬다"며 "그런데 국민들이 (이번 총선에서) 보수정당에 능력이나 실력을 확인하지 못 했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이 경포당으로 불려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며 "경기도를 놓치면 영원히 원내 1당을 못한다. 교통, 교육 등 맞춤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40대도 포기한 정당(사포당)"이라며 "세대 연구를 통해 40대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고민해야 된다. 체불 임금, 직장 갑질, 자녀 교육, 이직, 재태크 등 다양한 의제에 관심이 있는 층이다. 이걸 통해서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지적한 내용 하나하나가 우리 당을 혁신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만드는 데 좋은 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