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출9 없는 매력' 등 숫자 9 난무""지나칠 정도로 '9' 강조‥ 나갔다면 방송 참사"
  • ▲ MBC '복면가왕' 9주년 특집 방송 예고편 영상 캡처.
    ▲ MBC '복면가왕' 9주년 특집 방송 예고편 영상 캡처.
    지난 7일 방영될 예정이었던 MBC '복면가왕' 9주년 특집 방송이 결방된 것을 두고 조국혁신당 측이 "'9틀막' 정권이라 부를 만하다"며 크게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실제 녹화분을 보면 '숫자 9'가 화면을 도배할 지경이라, 그대로 나갔다면 방송 참사가 빚어졌을 것"이라는 주장이 MBC 내부에서 제기돼 주목된다.

    8일 MBC노동조합(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에 따르면 '복면가왕' 9주년 특집 방송은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주제곡을 부르는 것뿐만 아니라, '9주년'이라는 사실이 한없이 반복됐고, '숫자 9'와 한 가지라도 연관성이 있는 인물들이 경연자로 등장하는 등 '9'의 노출 빈도가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면에는 빠짐없이 '구'나 '9'가 포함됐고, 어떤 출연자는 9번 가슴표를 달기도 했다고. 제목에 '9'가 들어간 노래들이 이어졌고, '승승장9' '출9 없는 매력'처럼 '9'와 상관없는 한글 '구'자가 모두 '숫자 9'로 대체됐다. 심지어 조국혁신당의 슬로건인 '9한다'를 연상시키는 내용의 자막도 포함됐다는 게 MBC노조의 주장이다.

    MBC노조는 "'복면가왕' 제작진은 오랜 시간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숫자 9'와의 연관성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엉뚱한 시도도 곁들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조국혁신당을 연상케 한다는 점을 논외로 하더라도, 도가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올 지경이었다고 한다"고 내부 사정을 전한 MBC노조는 "사실상 그대로 방송을 내보낼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많은 녹화분이라, 차마 방송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이 모든 사달은 MBC가 자초한 것"이라고 꾸짖었다.

    "하물며 기호 9번을 단 정당이 포함된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이라며 "그대로 방송이 나갔다면 참사였을 것"이라고 단정한 MBC노조는 "이러한 내부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무작정 '조국혁신당의 기호가 연상돼 방송이 연기됐다'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대응한 것이 선거 국면을 뒤흔들고 있다"며 언론 취재에 대한 MBC의 대처 방식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겨레는 지난 7일 "방영 예정이었던 문화방송의 간판 예능 '복면가왕' 9주년 특집 방송이 결방된 이유는 '조국혁신당 기호(9번)와 숫자가 겹쳐 오해를 살 수 있다'는 내부 의견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선방위의 날씨예보 제재가 구성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고 있다. 날씨도 트집 잡는데 괜한 빌미를 줄 필요 없다는 생각에 심의·편성·제작진이 합의해 방송을 선거 뒤로 미뤘다'는 MBC 관계자의 전언을 보도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 MBC노조는 "회사의 정상적인 프로그램 심의와 방송 결정 과정에 대해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은 언론탄압의 프레임을 들이댔다"며 "프로그램을 보고는 절대 그런 말 못할 것이다. MBC는 객관적인 사실을 신속하고 자세히 알리기 바란다. 당장 그대로 방송할 수 없다면 관련 정당 관계자들에게라도 영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줘,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