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 돌입與, 비례대표 의석 확보에도 사활비례정당 38개, 투표용지만 51.7㎝오기표 우려에 비례정당 홍보 집중"'국민'만 보라" "두 번째 칸이면 돼"지지층 결집 위한 사전투표 독려도
  • ▲ 4·10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역대 가장 긴 51.7㎝에 달하는 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를 받게 됐다. ⓒ연합뉴스
    ▲ 4·10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역대 가장 긴 51.7㎝에 달하는 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를 받게 됐다. ⓒ연합뉴스
    4·10 국회의원 총선거 사전투표일(4월 5~6일)을 하루 앞두고 국민의힘이 사전투표 독려와 함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홍보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지층이 결집할 경우 비례대표 의석에서만 20석 가까이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최대한 많이 끌어내 역대 최장 길이를 기록한 투표지에서 국민의미래를 한 눈에 찾아 기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투표장에서 '국민'만 보시라"

    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총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비례정당 득표율을 올리기 위한 막바지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유권자는 투표소에 들어서면 총 두 장의 투표용지를 받게 되는데, 이 중 비례대표 용지에는 총 38개의 정당이 빽빽하게 표기되어 있어 기표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유권자가 쉽게 기억할 수 있거나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세웠다. 우선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에 '국민'이라는 단어가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다는 점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역 유세 현장에서 "'국민'만 보고 찍어 달라. 그럼 우리가 이긴다" "무조건 '국민'만 보시라" 등 발언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여기서 '국민'은 국가의 구성원이라는 일반적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지역구와 비례대표 투표 때 '국민'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국민의힘, 국민의미래를 택해 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위원장이 최근 지역 유세 현장에서 '국민만 보고 투표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배지를 옷에 부착한 채 등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 ⓒ국민의힘
    ▲ ⓒ국민의힘
    ◆"두 장 모두 두 번째 칸에"

    국민의힘은 지역구 투표용지와 비례대표 투표용지 모두 두 번째 칸이라는 점도 적극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미래가 선거를 앞두고 새롭게 띄운 정당인 만큼 유권자들에게 생소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위치로 기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두 번째 칸이라고 해서 모두 기호 '2번'인 것은 아니다. 원내 1·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3번이 맨 위 칸을 차지하게 됐다. 국민의미래는 두 번째 칸이지만 표기된 기호는 '4번'이다.

    이처럼 국민의힘은 유권자들의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투표하면 이깁니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은 2·4 투표로!'라는 내용의 카드뉴스 홍보물을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지역구 유세 현장에는 '국민 여러분 미래합시다' '이번에도 둘째 칸' 등 문구가 적힌 피켓도 등장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직접적으로 당명을 언급하지 않는 범위에서 크게 투 트랙으로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며 "본투표까지 국민만 보면서 두 번째 칸에 기표해 줄 것을 유권자들에게 적극 호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강원 원주시 롯데시네마 앞에서 박정하 강원 원주시갑 후보, 김완섭 강원 원주시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종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강원 원주시 롯데시네마 앞에서 박정하 강원 원주시갑 후보, 김완섭 강원 원주시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종현 기자
    ◆"사전투표? 본투표? 일단 투표장으로"

    국민의힘의 적극적인 홍보에도 지지층이 투표장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한 위원장이 사전투표와 본투표 가릴 것 없이 일단 투표장에 나와 달라고 호소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간 국민의힘은 사전투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사전투표에 대한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의 불신과 사전투표율이 높을 수록 불리하다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전투표율이 꾸준히 상승하며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최대한 많이 끌어내는 쪽이 선거 판세를 좌우할 수 있다고 보고 사전투표부터 지지층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의힘의 노선 변경엔 지지층 지형 변화도 작용했다. 이번 총선 유권자 대부분이 50대 이상 장·노년층이고, 조국혁신당에 대한 2030 세대의 반감이 적지 않아 지지층 지형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의힘은 '51.7㎝'라는 역대 최장 투표용지로 인해 100% 수개표가 병행되고 사전투표함 CCTV가 설치된다는 점을 내세우며 사전투표 불신 잠재우기에 나섰다. 또 조국혁신당 후보 개개인의 도덕적 결함을 부각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사전투표를 독려하기 위한 여론전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흔들림 없이 한 분도 빠짐없이 나와서 투표해 달라"며 "사전투표하면 진다, 투표율 높으면 진다 이런 얘기에 신경 쓰지 마시고 모두 투표해 달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우리 편이 많이 찍어야 이긴다는 건 절대로 변하지 않는 선거의 진리"라며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면 누가 누가 우릴 믿나. 사전투표가 불안하다고 안 찍으면 결국 누가 이기겠나. 1일간 싸우는 사람이 3일간 싸우는 사람을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254명 모두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사전투표를 실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 254명 후보들 모두 사전투표 첫날인 내일 투표할 것"이라며 "여러분 한 표 한 표가 우리 모두의 미래를 결정한다. 선량한 시민들이 범죄자들에게 이길 것이라는 기세를 내일 사전투표부터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