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획기적인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방안 발표신속통합기획·모아타운 등 신규 주택 공급 늘려 집값 안정화총선 앞두고 민심 잡기 위한 전략
  •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6일 서울시청에서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 추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6일 서울시청에서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 추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동한 추진해 온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업성 개선을 위해 추가 용적률을 부여하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뿐 아니라 고도·경관지구 높이 규제 완화까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것이다.

    서울 집값이 높다는 지적에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시켜 신규 주택 공급을 늘려 집값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오 시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이명박 전 시장 시절 '뉴타운' 정책으로 서울시민의 민심을 잡았던 것을 재현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서울시는 27일 사업성 개선(5종), 공공지원(5종) 등 2대 분야 총 10종 대책으로 구성된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사업성 개선에는 ▲역세권 준주거지까지 종상향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 ▲현황용적률 인정 ▲공공기여 부담 완화 ▲기반시설 입체·복합화 등이 담겼다. 공공지원 분야는 ▲재개발 사업구역 확대 ▲산자락 저층주거지 높이 규제 대폭 완화 ▲정비사업 통합심의 본격 추진 ▲정비사업 금융지원 확대 ▲공사비 갈등 제로 추진 등이다.

    사업이 진행되는 곳은 더 원활하게,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소외된 지역은 정비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이번 방안의 핵심이다. 무엇보다 각종 규제에 막혀 사업추진 방법을 찾지 못한 지역에 대한 획기적 지원을 담는 데 주안점을 뒀다.

    서울 시내 주택을 공급할 땅이 부족하다보니 기존 주택을 재건축하거나 재개발해 신규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지난해 오 시장이 미국 예일대에서 진행한 특별 강연에서도 잘 드러난다.

    당시 오 시장은 '서울의 높은 집값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주택 가격이 비싼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주택 공급"이라며 "신규 주택을 공급하려고 아주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에 더 이상 빈 공간이 없어서 새로운 주택을 공급하려면 오래된 걸 허물고 더 많은 집을 빠르게 지어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고(故) 박원순 시장 임기였던 지난 10년 동안 '안티' 재건축·재개발로 인해 서울 집값이 상승한 것이라 비판하기도 했다. 그만큼 오 시장은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세훈표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핵심은 '신속통합기획'이다. 신속통합기획은 공공이 민간 주도 개발을 지원해 재가발·재건축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사업으로, 지난 1월말 기준 110개소에서 사업이 추진 중이다. 62개소는 기획이 완료됐다.

    노후 주택을 하나로 묶어 공동 개발하는 소규모 재개발 사업인 '모아주택·모아타운' 사업도 이달 첫 착공을 하는 등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모아주택·모아타운 개발을 통해 그간 규제에 얽매여 지지부진했던 노후 주거지 재개발을 활성화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이처럼 오 시장이 재건축·재개발에 '진심'인 이유는 주택공급을 늘려 집값 안정을 꾀하겠다는 뜻도 있지만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서울은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의 험지였다. 1987년 노태우 대통령의 6.29민주화선언 이후의 9번 총선에서 민주당계 정당은 7차례 승리했다. 보수정당이 서울에서 승리한 건 김영삼 전 대통령이 파격적으로 새 인물들을 수혈한 1996년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뉴타운 바람이 불었던 2008년 총선 때뿐이다.

    4년 전인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49석 중 41석을 쓸어 담으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압승을 거뒀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이 전 대통령의 뉴타운 개발처럼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해 여당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오 시장이 줄곧 추진해 온 부동산 정책은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맥락을 같이 하면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시민들 입장에서도 가시적인 정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