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남권 대개조 개발계획 발표…'야당 텃밭' 공략용산개발, 서울메가프로젝트 등 총선 지원사격오세훈 시장의 주가는 총선 내내 오를 것
  • ▲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서남권 대개조'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서남권 대개조'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시가 '4·10총선'을 40여일 앞둔 상황에서 시내 대표적인 낙후지역인 서남권을 미래 첨단·융복합산업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1960∼1970년대 서울의 소비·제조 산업 중심지로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끌며 국가 성장을 주도했지만 산업구조 변화로 지금은 낙후되고 침체된 지역이란 평가를 받으며 '야당 텃밭'으로 불리는 곳이다.

    시민들에게 '서남권 대개조(大改造)'란 거창한 청사진을 제시함으로써 이번 총선을 겨냥한 지원사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세훈 시장은 27일 서울시청사에서 직접 기자들 앞에 서서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발표했다. 통상 서남권은 영등포·구로·금천·강서·양천·관악·동작구 총 7개 자치구를 가리킨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서남권 대개조는 직(職)·주(住)·락(樂)을 한 공간에 넣는 최근 도시계획 트렌드를 반영했다"며 각종 규제를 풀어 생활인프라를 갖춘 직주근접형 주거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무엇보다 공동주택 용적률을 250%에서 최대 400%까지 완화해 주는 것이 눈에 띈다. 그렇게 되면 도시개발사업이나 주택재개발사업시 사업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땅값이 오르는 것은 물론 주변 집값도 오를 수밖에 없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 시민들에게는 당장 눈에 보이는 '달콤한' 공약일 수밖에 없다. 다만 서울시는 지난해 오 시장의 일본 방문 시 대개조 필요성이 언급된 이후 처음 선보이는 권역 단위 대개조 구상일 뿐이며 총선을 앞둔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이번에는 준공업지역 해체에 중점을 뒀다"며 "다른 권역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대개조 권역으로는 동북권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서울시
    ▲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서울시
    서울시는 최근 용산역 뒤편 반원 모양의 정비창 부지 약 50만㎡를 개발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도 내놓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와 자금난으로 무산된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던 용산 개발을 11년 만에 다시 꺼내든 것이다.

    서울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이곳에 최대 용적률을 1700%까지 허용해 고밀 복합개발을 유도한다. 100층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뿐 아니라 최고급 사무 공간과 전시이벤트(MICE) 시설, 호텔, 광역환승센터, 전망시설, 복합놀이공간 등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공동주택도 총 6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역시 총선 2개월 앞둔 시점에 발표하면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포를 시작으로 촉발된 '메가서울프로젝트' 역시 서울시의 가장 대표적인 총선 지원사격이다.

    서울 편입과 관련 국민의힘 소속인 도내 기초자치단체장이 오세훈 시장과 만나면서 총선용 이슈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김포·구리·고양에 이어 과천까지 점차 서울 편입 이슈가 서울 동서남북 전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오 시장과 다른 당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연일 '메가서울'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당위성을 앞세워 맞서고 있지만 국힘의 조직적인 정치적 공세를 홀로 감당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역시 총선에 활용되고 있다. 경기·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유권자를 잡고자 서울과 인접한 도내 각 시·군에 출마한 여야 예비후보들이 너나 없이 기후동행카드 참여 공약을 내걸고 있어서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아무리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져 그런 계획안을 내놨다고 변명하지만 결국 국힘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 현안들이 서울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오 시장의 주가는 총선 내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