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남권 대개조구상 발표…"주거·문화·여가·녹지공간으로 변화"영등포·구로·금천·강서·양천·관악·동작구 등 7개 자치구생활인프라 갖춘 직주근접형 주거지로 탈바꿈
  • ▲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서남권 대개조'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서남권 대개조'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서 가장 낙후되고 침체된 지역으로 대표되는 서울 서남권이 직(職)‧주(住)‧락(樂)이 어우러진 미래 첨단도시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2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서남권 대개조구상'을 발표하고 서남권을 시작으로 매력도시 서울 대개조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서남권은 영등포·구로·금천·강서·양천·관악·동작구 등 7개 자치구를 의미한다.

    시는 연내 지구별 제도개선‧기본계획 수립 등을 실시하고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공사를 시작해 이르면 2026년부터 변화된 서남권 지역의 모습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오 시장은 "서남권 대개조는 준공업지역을 해제해 주거·문화·여가·녹지공간으로 변화 및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주요 내용"이라며 "유럽에서 시작된 용도지역제를 사실상 해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소비‧제조산업 중심지였던 서남권은 수도권 공장 이전 정책 등 1970~1980년대 수도권 규제와 지식‧첨단산업으로서 산업구조 변화로 성장기반이 약해지고 낙후되기 시작했다.

    지난 2008년에는 서남권을 '新경제거점도시'로 육성하는 '서남권 르네상스'를 추진해 ▲마곡지구개발 ▲강남순환고속도로 건설 ▲고척돔구장 건설 등을 시도했다.

    하지만 여전한 준공업지역 규제와 서울의 암흑기였던 지난 10여년간의 재생사업 위주의 도시개발로 발전 적기를 놓친 서남권 일대는 건축물 노후화, 기반시설 부족 등 문제가 누적되면서 서울 전체 지역 중 생활여건이 가장 열악한 수준에 이르렀다.

    시는 서남권 지역이 가용 부지가 많고 인접한 신도시 조성으로 광역급행철도 등 교통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미 형성된 첨단산업 생태계와 서울 청년 33%가 거주하는 등 잠재력이 충분히 큰 지역으로 판단했다.

    이에 서남권의 발전 가능성을 적극 활용한 '서남권 대개조'를 통해 새로운 도시혁신 패러다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혁신, 주거공간 혁신이라는 대전제하에 녹색매력을 더한 '신(新)경제‧신(新)생활 중심도시'가 핵심목표다.

    ◆준공업지역을 미래 융복합산업 집적지로

    시는 서남권을 새로운 산업중심지로 재도약시키기 위해 수십년간 도시정비를 저해한 규제와 제도를 개선, 제조업 중심의 준공업지역을 미래 첨단‧융복합산업공간으로 혁신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반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구축하고 인접 수도권 접점 지역의 대규모 부지 개발로 서남부 동반성장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준공업지역의 82%를 차지하고 총량 관리와 규제 위주의 경직적 운영으로 활용도가 떨어졌던 서남권 내 '준공업지역'을 급변하는 산업구조와 다양화된 도시공간 수요에 적합한 '융복합공간'으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공장과 주거지를 엄격히 분리‧개발하는 기존 준공업지역 규제를 지역 전체가 일터나 삶터가 될 수 있도록 산업, 주거, 문화 등 다양한 기능 융복합을 허용하고 용적률 인센티브도 대폭 개선한다. 이를 위해 도시계획조례 등 제도개선을 연내 완료해 시행할 계획이다.

    또 첨단산업 기업 유치와 육성을 위해 복합개발이 필요한 지역은 용도와 밀도 등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건축과 신속한 사업추진이 가능한 '산업혁신구역'으로 적극 지정한다. 영등포 등 도심중심 구역은 필요시 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시는 '공업지역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산업혁신구역 계획수립 및 지정 기준을 마련하고 내년 시범사업지 선정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구로기계공구상가, 구로중앙유통단지 등 과거 수도권 산업유통거점 역할을 하던 대형시설은 도심 물류와 미래형 업무기능이 융합된 핵심산업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맞춤형 사전기획과 인센티브 지원을 통해 민간 중심의 개발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 ▲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서남권 대개조'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서남권 대개조'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 시설은 그동안 우수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산업‧유통 구조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단일용도로 비효율적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연내 유통시설 복합화 기준을 마련하고 내년 시범사업 후보지 선정 후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온수산업단지'와 '금천 공군부대' 등 수도권 도시와 인접한 대규모의 저이용 부지에 대해선 맞춤형 개발을 통해 서울의 관문이자 수도권 서남부동반성장 거점으로 육성한다.

    고도제한(20m이하), 개별 신축금지 등 중복 규제로 영세화가 심화된 온수산단은 고도제한 폐지 등을 통해 첨단제조업 중심공간으로 재구조화한다.

    여러 차례 개발이 무산됐던 금천 공군부대는 용적률과 용도규제에서 자유로운 '공간혁신구역'으로 지정해 첨단산업과 스타트업 지원공간, 녹지‧문화시설, 도심형 주택 집적지로 개발한다. 시는 국토부에 이 지역을 선도사업 후보지로 제출한 바 있다.

    서울대학교와 낙성밴처밸리 인근에는 '관악S밸리 벤처창업 거점'을 조성한다. 테헤란로와 G밸리를 잇는 스타트업 클러스터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로, AI 거점 연구단지와 창업지원시설 등이 들어선다.

    항공‧모빌리티‧첨단재생의료 등 혁신산업 시설로 도약하는 김포공항 혁신지구는 신성장산업 중심으로 발전시킨다. 연내 혁신지구 지정을 완료하고 2026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에 들어서는 UAM 복합환승센터를 통해 국제관문인 김포공항과 도심간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김포공항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김포서울공항'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국제업무 노선을 확대해 국제선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인천공항 허브화 정책으로 2000㎞ 이내로 제한된 김포공항 국제선 전세편 운영규정(국토교통부)을 3000㎞까지 확대해 동아시아 주요 도시와의 비즈니스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공동주택 용적률 400% 등 인센티브…생태하천 복원 등 초록길 확대도

    시는 과거 준공업지역 내 공장이전 부지에 무분별한 공동주택 건설을 막기 위해 250%로 제한했던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완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충분한 녹지와 편의시설 등 생활인프라가 더해진 '직주근접형' 주거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준공업지역 내 주택단지가 광범위하게 조성된 지역은 주거지역 또는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변경해 주거지 내 부적합 시설 건립을 막는다. 

    강서, 양천 등 현행제도로 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공동주택 밀집 지역은 단순 주거위주 개별정비가 아닌 용적률 완화, 안전진단 면제 등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을 포함한 패키지형 정비계획을 수립해 인프라가 풍부한 신주거단지로 재조성한다. 다세대·다가구 등 개발 소외지역도 정비사업이 확산되도록 지원한다.

    서남권 대개조의 대미는 녹지와 수변, 문화와 여가공간이 어우러진 녹색공간이 장식한다. 지역 어디서나 녹지공간에 접근할 수 있도록 공원과 수변 거점을 연결하는 보행·녹지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대규모 정비사업시 민간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해 개방형 녹지공간을 최대한 확보한다.

    시는 이미 서남권을 대표하는 간선도로인 국회대로와 서부간선도로는 도로 상부를 비우고 녹지공간 조성하는 지하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마곡지구의 서울식물원과 한강 등을 연결하는 강서구 궁산~증미산 일대의 선형보행·녹지네트워크도 오는 2026년 완공된다.

    둔치공간이 부족해 수변을 활용하기 어려운 지역에는 뉴욕 리틀아일랜드의 수상 피어파크와 같은 수상공원을 조성해 수변친화공간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봉천천, 도림천 등 복개하천을 2026년까지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안양천 등은 수변테라스와 쉼터, 캠핑장 등을 조성해 수변감성을 누릴 수 있는 활력거점 공간을 확충한다.

    서남권을 대표하는 여의도공원은 2028년까지 자연과 문화가 결합한 도심문화공원으로 재조성할 예정이며, 국립현충원은 문화‧힐링의 국가상징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 관악산공원 자연휴양림도 테마공원으로 변화시켜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즐길 공간으로 선물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공공시설의 복합화를 꾀해 금천구 시흥동 노후 공공시설인 '남부여성발전센터'는 아이행복센터, 체육‧문화센터 등 양육친화복합공간으로, '목동운동장' 및 유수지 일대는 문화‧체육 복합콤플렉스로 조성하는 등 단일용도의 노후 공공시설들을 시민 체감형 문화공간으로 확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1960~1970년대 국가성장을 주도했던 서남권의 명성과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도시 대개조 1탄을 시작으로 권역별 대개조 시리즈가 진행될 계획"이라며 "도시공간과 시민의 라이프스타일, 산업경제와 교통인프라까지 도시 전체를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도시대개조를 통해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