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비선 가동 얘기 익히 들어""특정인 공천하려고 여론조사"
  • ▲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서성진 기자
    ▲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서성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부터 총선 불출마 권유를 받은 문학진 전 의원이 공천 과정에서의 비선 개입을 주장하며 당 지도부에 책임을 요구했다. 

    문 전 의원은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비선 핵심으로 이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지목했다.

    문 전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를 앞둔 공당으로서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기준과 절차로 장막 뒤에서 특정집단과 특정인들을 공천하려 벌이는 일련의 행태에 대해 나는 개탄과 함께 즉각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공신력있는 복수의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하여 후보들의 본선경쟁력을 철저히 검증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당 지도부는 이 사태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질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경기 광주을에 공천을 신청한 문 전 의원에게 전화해 "형님이 후보적합도 조사에서 꼴찌했다"며 출마 포기를 권유했다. 이 조사에서 문 전 의원이 다른 후보인 안태준 당대표 특별보좌역(특보)와 20%p 이상 뒤처진다고 밝힌 것이다. 

    문 전 의원은 해당 여론조사가 당 공식기구가 아닌 이 대표의 비선조직에 의해 실시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소위 '경기도팀'으로 불리는 비선 조직이 특정인에게 공천을 주기 위해 밑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당 공식라인 말고 비선을 가동하고 있다는 얘기는 익히 들었다"며 "대표가 공식라인 말고 따로 더 디테일한 정보를 얻기 위해 팀을 가동하는 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론조사) 수치 불러주고 하는 걸 딱 겪으면서 이거는 완전 특정인을 위해서 만들어낸 수치구나라는 추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문 전 의원은 자신의 보좌관이었던 안 특보가 이 대표의 측근인 정 전 실장과 '절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 특보는 내가 국회의원할 때 8년 내내 내 보좌관하던 사람"이라며 "이 대표 최측근 정아무개씨 절친"이라고 했다. 

    문 전 의원은 이날 정 전 실장의 실명 대신 '정아무개'라고 표현했지만 이는 정 전 실장을 가리킨다.  그는 '장막 뒤에 있는 비선이 정 전 실장을 뜻 하는가'라는 질문에 "실명 얘기를 안 해도 짐작할 테니 얘기 안 하겠다"면서도 "이렇게 답변하겠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답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4일 문 전 의원의 의혹 제기에 "당의 공식 조사 결과"라며 "(문 전 의원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과민하게 반응한 것 같은데 그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