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9, 광주 5, 제주 1곳 단수 추천 확정경쟁 후보 많던 송파갑 등 與 내부서 의아두루뭉술 설명에 표면적 시스템공천 도마에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3일 오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3일 오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4·10총선의 첫 단수 추천 명단을 발표한 후 내부에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서울지역 단수 추천 명단에 대통령실 출신이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시스템공천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나, 서울 송파갑 등 일부 지역에서 명확한 기준을 발표하지 않은 채 컷오프(공천배제)가 이뤄져 공천 초반부터 내분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14일 면접 심사를 마친 서울 49개 지역구 중 19곳을 단수 추천 지역으로 확정했다. 국민의힘에는 험지인 광주와 제주는 각각 5곳과 1곳이다. 본선에 올라갈 후보를 일찌감치 확정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후보와 대결을 준비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구체적으로 서울에서는 권영세 의원(용산), 김병민 전 최고위원(광진갑), 오신환 전 의원(광진을), 나경원 전 의원(동작을), 김경진 전 의원(동대문을), 조은희 의원(서초갑), 배현진 의원(송파을), 호준석 비대위 대변인(구로갑), 태영호 의원(구로을) 등의 공천이 확정됐다.

    반면 이승환(중랑을)·여명(동대문갑)·김성용(송파병) 등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모두 단수 추천 대상에서 제외되고 경선이 확정되자 여권 내에서는 '한동훈표 공천'의 첫발로 평가했다.

    공천은 현역의원이나 원외 당협위원장의 경우 경쟁력(여론조사) 40점, 도덕성 15점, 당 기여도 15점, 당무감사 20점, 면접 10점이, 비당협위원장은 나머지는 동일하고 당 기여도와 당무감사 대신 당 및 사회 기여도 35점으로 평가한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시스템공천을 내세웠지만 이른바 '깜깜이'로 후보자를 확정할 여지가 다분하다. 당 기여도 등은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 등 지도부의 평가로 이뤄지고, 도덕성 점수도 이미 후보마다 다르게 적용하는 등 한 차례 '고무줄 규정'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아울러 면접 심사도 '후보자 한 명 대 공관위원 다수'가 아닌 '후보자 다수 대 공관위원 다수'로, 질문을 3개도 못 받고 자기소개만 하다 끝난 경우도 있었다.

    강남병 현역의원인 유경준 의원은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면접 후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을 면접하다보니 변별력이 계속 없어진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이번 공관위의 첫 단수 추천 명단 발표 후 논란이 되는 지역은 서울 송파갑이다. 다른 지역은 서대문갑, 도봉갑·을 동작갑·을 등 민주당이 차지한 지역구로 이르게 공천을 확정해 지역 민심을 다질 기회를 부여한 것일 수 있으나 송파갑의 경우 현역인 자당 김웅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비어 있는 곳이다.

    이 지역은 야당 세가 많이 상승했다고는 하나 국민의힘에서는 여전히 서울의 다른 지역보다는 양지로 꼽힌다. 공관위는 TV조선 앵커 출신 박정훈 예비후보를 단수 추천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절친으로 알려진 석동현 예비후보가 해당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컷오프됐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14일 브리핑에서 석 예비후보 등과 관련 "컷오프 된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이) 여러 지표라든가 그런 것이 안 됐기에 시스템공천을 통해 박정훈 후보 1인으로 가야 승리할 수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격차 등 컷오프 기준이 무엇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정 위원장은 "그것까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고, 거기(규정)에 따라서 정확하게 했다고 말씀드리겠다"고만 에둘렀다.

    다만 여권 관계자는 "이른바 세신 분들이 많았던 송파갑 결과가 제일 의외"라며 "당에서 세부 지표를 절대 발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 예비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결정에 겸허히 승복한다"며 "당의 총선 승리와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