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선언 논의 때 美와 전술핵 재배치도 논의"
  • ▲ 지난 2023년 3월 23일 김성한 당시 국가안보실장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지난 2023년 3월 23일 김성한 당시 국가안보실장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이 오는 4월 한국 총선을 앞두고 서해 5도 등에서 국지적인 무력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전망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팟캐스트 프로그램 '불능국가'(Impossible State)에 출연해 "용산 대통령실에 근무할 때 국방부 장관,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함께 북한 도발에 대한 여러 개의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이어 "여기에는 북한이 갑자기 서해 5도의 섬 하나를 흡수(absorption)하는 경우,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 등 다양한 발사 시험을 진행하는 경우 등이 포함됐다"며 "이는 대규모 도발이 아니라 평시 작전통제에 따라 미국이 아닌 한국이 대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한국의) 총선을 앞두고 미국에는 위협이 되지 않으면서 한국만 반응하도록 하는 수준의 국지적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은 미국 대선에서도 선호하는 후보가 있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실패를 부각하기 위해 대선을 앞두고도 도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제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선 "그들은 이미 2022년 6월부터 핵실험에 준비된 상태"라며 "북한이 왜 핵실험을 취소 혹은 연기했는지 모르지만 북한은 상징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총체적 실패를 증명하기 위해 핵실험을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미 핵협의그룹(NCG) 창설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술핵의 한국 재배치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논의했다"며 "우리가 (핵무기의) 공동 계획을 운영하는 수준까지 도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북한이 전쟁에 나설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고각 발사가 아닌 정상 각도 발사를 통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갖췄음을 과시한 뒤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 나서고자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그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이 전략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것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실현된 '한미일' 정상회담과 함께 '한중일' 정상회담"이라며 "어느 시점에는 한중일 정상회담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두 삼각관계는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