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 따라 양당 '잠룡 지도' 뒤바뀔 수도이재명 '사법 리스크'·한동훈 '정치 경력' 변수승리하면 변수 가려지고 패배하면 변수가 발목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9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다.ⓒ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9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다.ⓒ뉴시스
    4·10 국회의원 선거가 59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잠룡들의 총선 성적표에 이목이 집중된다. 3년 뒤 차기 대선으로 가는 길목 초입에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이다 보니 이번 총선 성패에 따라 여야 대권 주자의 정치적 운명도 엇갈릴 수밖에 없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잠룡으로 분류됐던 한 위원장은 '정치 신인'인데도 총선 지휘봉을 거머쥔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권에서의 입지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한 위원장이 여당의 승리를 이끌면 베일에 싸인 그의 정치적 능력까지 함께 인정받아 향후 여권 대권 경쟁에서 독보적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집권 여당이 패한다면 한 위원장이 입을 정치적 타격은 클 것이란 관측이 많다. 공천 과정에서 일었던 '사천 논란',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 등이 부각되면서 총선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된다면 여권 내 다른 잠룡들에게도 이번 총선은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164석 거대 야당인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는 현 상황에서도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손꼽힌다. 만약 이 대표가 총선 목표로 제시한 '과반 의석 달성'으로 원내 1당을 지킨다면 야권의 독보적 대권 주자로서 위상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러면 '사법 리스크' 악재를 극복해낸 결과라는 점에서 이 대표에게 부여되는 승리의 정치적 의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총선 후 예정된 오는 8월 전당대회에 이어 더 길게는 대선 국면까지 친명(친이재명)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도 있다.

    반면 민주당의 패배는 대권 주자로서 이 대표의 입지를 크게 손상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원내 1당의 위치를 국민의힘에 내준다면 이 대표에게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공천 과정에서 불거졌던 친명과 비명(비이재명)계 간 갈등도 함께 부각되면서 당은 혼돈으로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총선에서 패한다면 '이재명 독주 체제'에 반기를 당내 세력이 차기 대선후보를 옹립하려는 움직임도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 한 인사는 "이 대표는 지방에서 정치 커리어를 쌓았지만 여의도에서는 0.5선에 불과한 상대적으로 중앙 정치 커리어가 약하다"며 "한 위원장도 윤 대통령의 후광에 힘입어 0선의 집권 여당 대표로서 활동하고 있으나 역시 정치적 맷집은 검증되지 않아 총선 후 결과에 따라 양당을 이끄는 잠룡들에게는 흥망이 결정되는 결정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