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갑, 보수정당 양지로 꼽혀반도체 전문가 내세우나 1호 출마자부터 험지 피해
  •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원내대표.ⓒ이종현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원내대표.ⓒ이종현 기자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4·10 총선에서 경기 용인갑 출마를 선언했다. 당의 지역구 출마 1호로 나섰지만, 용인갑이 보수정당의 양지로 꼽히는 만큼 당의 유일한 현역인 주요 인사가 험지를 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양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은 양향자의 꿈이 시작된 곳"이라며 "1985년 여상을 채 졸업하기도 전, 18살 양향자가 입사한 곳이 당시 용인의 삼성 반도체 통신 주식회사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로부터 28년 후 고졸 출신의 '미스 양'은 삼성의 별이라는 임원이 됐고, 대한민국 반도체는 미국을 제치고 일본을 넘어 세계 1위가 됐다"며 "그러나 용인은 대한민국 경제의 생명줄, 반도체 산업을 태동시켰으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정체돼 있다"고 덧붙였다.

    양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과학기술과 첨단산업에 달려있다"며 "핵심은 반도체이다. 반도체가 경제이고 외교이자 안보인 시대, 반도체 산업 경쟁력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 용인 클러스터의 시작도 완성도 양향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 공약으로 ▲용인 반도체 특화단지 가동 ▲반도체 클러스터 주변 고속도로 개통 및 직행 셔틀버스 운행 ▲반도체 마이스터고 및 자율형사립고 설립 ▲대형 쇼핑몰 유치를 통한 문화도시 조성 등을 약속했다.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여성 임원 출신인 양 원내대표는 광주여상을 졸업했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상무를 지낸 국회 내 반도체 전문가다.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광주 서구을 지역구에서 당선됐으나 지역사무소 보좌진의 성범죄 의혹에 책임지고 탈당했다.

    국민의힘에서 반도체특위 위원장을 맡으며 입당이 가시화됐으나 22대 총선을 앞두고 한국의희망을 창당해 최근 개혁신당과 합당했다.

    양 원내대표가 오는 2027년 초 반도체클러스터가 조성되는 용인갑 출마를 선언하며 반도체 전문가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개혁신당 1호 지역구 출마자부터 양지에 눈독을 들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인갑은 2012년부터 12년 간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차지한 곳으로, 경기도에서 보수정당 표심이 확실한 지역으로 꼽힌다. 정찬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8월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무주공산 상태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동섭 전 국회의원, 김대남 전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 김희철 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 등이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국민의힘 현역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한 데다 빈 곳을 차지하려는 인사들의 과열 경쟁으로 제3지대나 민주당 후보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 원내대표는 개혁신당의 1호 지역구 출마부터 쉬운 곳을 찾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당의) K-벨트 군단을 모집할 때 가장 중요한 곳이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오는 용인이라고 생각했다"며 "특별법 발의, 클러스터 지정 등을 해왔기에 용인갑 출마는 저의 정치적 소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개혁신당은 용인, 수원, 평택 등 주요 기술 집약 도시에 출마할 인사들을 'K-벨트 군단'으로 묶기로 했다. 양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이번 주 공천심사위원회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배석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설 귀성 인사도 수서역에서 동탄이나 용인 지역에 가까운 분들에 인사드릴 것"이라며 "정책 홍보 차량을 타고 양 원내대표의 K-벨트나 반도체 산업 인재육성에 대해 홍보하는 기회를 갖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