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수교 75주년 교류확대 전망 속 불협화음 시사박원곤 "中, 답방 및 북한 관리 차원에서 방북"
  • ▲ 북한을 방문하고있는 외교부 쑨웨이둥 부부장(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외교부 대표단이 지난 25일 평양 만수대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북한을 방문하고있는 외교부 쑨웨이둥 부부장(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외교부 대표단이 지난 25일 평양 만수대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 북한이 급속도로 밀착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 쑨웨이둥 부부장(차관)이 25일 북한을 방문했다. 북한이 러시아와는 김정은과 최선희 외무상의 방러를 비롯해 고위급 교류를, 중국과는 차관급 교류를 하고 있는 배경에는 지난해부터 두드러진 북중동맹 간 불협화음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외교부 부부장 손위동(쑨웨이둥)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중화인민공화국 외교부 대표단이 신의주를 경유해 25일 평양에 도착했다"며 "국경 다리에서 북한 외무성 간부들과 북한 주재 중국 공사가 쑨 부부장을 포함한 중국 대표단을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쑨 부부장은 이번 방북기간에 카운터파트인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 한 달 만에 다시 만나 올해 수교 75주년을 맞은 북중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지난해 12월 베이징을 방문한 박 부상과 쑨 부부장의 회담에 대해 "쌍방은 조중(북중) 외교관계 설정 75돌이 되는 2024년에 쌍무관계를 강화 발전시켜 나갈 데 대해서와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앞으로 조중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적 협조를 강화한 데 대한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에서 박 부상은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지난해 12월 26~3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내용을 쑨 부부장에게 공유하고 대남 노선 전환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차관급인 박 부상이 지난해 12월 방중 당시 장관급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예방한 만큼 쑨 부부장도 이번 방북에서 최선희 외무상을 예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러시아 카드'를 활용해 중국을 사실상 압박하는 상황에서 쑨 부부장의 김정은 예방이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북중러 대(對) 한미일 대립구도가 불편한 중국의 이번 방북은 지난번 박 부상의 방중에 대한 답방 차원이자 북한 관리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북중관계에서 불협화음이 계속해서 외부로 노출되고 있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와 모두 수교 75주년인데, 푸틴의 방북 계획은 이미 공표된 반면에 시진핑의 방북이나 김정은의 방중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북한의 '전승절(정전협정기념일)' 당시 중국과 러시아가 대표단을 북한에 보냈는데, 김정은이 시진핑의 친서는 복도에서, 푸틴의 친서는 제대로 격식을 갖춰서 받은 것도 대조적이었다. 김정은은 지난해 푸틴과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북한 대외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러시아'라고 얘기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