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이재명, 복당 제안…심사숙고 중"당 일각 "이언주 복당, 총선에 도움 안 돼"
  • ▲ 이언주 전 국회의원. ⓒ뉴데일리DB
    ▲ 이언주 전 국회의원. ⓒ뉴데일리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저격수'로 불리던 이언주 전 의원에게 복당을 권유한 것을 두고 당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외연 확장 차원이라지만 "총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언주, 당내에서 이미지 안 좋아"

    이 전 의원은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민주당 복당과 관련 "심사숙고 중"이라며 "현명한 또 뭔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뭐라 그러면서 복당 제의를 했는가'라는 질문에는 "윤석열 정권의 여러 문제들, 심각한 정국 이런 것에 대해서, 또 검찰의 권위주의적인 문화로 인한 여러 가지 폐해 그것은 저도 공감하는 바"라며 "이런 것들에 같이 함께 힘을 보태서 맞서자 이런 취지였다"고 답했다.

    이 전 의원은 2012년 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에 들어와 정계에 입문한 뒤 19대 총선에서 경기 광명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민주당 내 친문 패권을 비판해온 그는 2017년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당내에서는 이 전 의원의 복당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이 전 의원의 과거 반문(反文) 활동과 보수 스피커로 활약한 전력 등이 민주당 정체성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 지도부 사이에서도 그의 복당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이 전 의원의 복당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나중에 이재명도 공격할 사람이다. 이 대표가 사람 볼 줄 모른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한 번 나간 사람을 다시 복당시키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친문계로 꼽히는 민주당 한 의원은 "친명, 비명을 떠나서 당내 의원들은 이 전 의원에 대한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다"며 "당 대표는 외연 확장 차원에서 복당을 권유한 거 같은데 별로 도움이 안 될 거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최재성 전 수석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당에는 실익도 없고 중도 확장이 되는 것도 아니다"며 "당 대표가 직접 탈당한 사람을 복당하라고 요청을 하는 것도 웃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문계인 송갑석 의원은 전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이언주 같은 분이 당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지지자들이나 국민들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잘 납득이 안 된다"며 "윤석열만 반대하면 모두가 우리 편인가"라고 반문했다. 

    '친명 vs 친문' 대립 격화 

    비명계 탈당 후 민주당 내에선 친명계와 친문계 간 대립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원외 친명 인사들은 문재인 정부 핵심인 임종석·노영민 전 비서실장을 향해 총선 불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윤용조 전 당대표실 부국장은 "노영민, 임종석, 이인영 세 분의 용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친문을 포함한 비명계 의원 지역구 '자객 출마'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한 전해철 의원 지역구(안산시 상록구갑)에는 친명계 양문석 전 통영고성지역위원장이 출마를 노리고 있다. 친문 성향인 신동근·도종환 의원 지역구에는 각각 친명인 모경종 전 당 대표실 차장,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정무수석을 지낸 전병헌 전 민주당 의원은 전날 "이 대표를 둘러싼 여러 '십상시 집단' 아첨 경쟁이 민주당을 '왕조형 사당'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 전 의원은 최근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아울러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와 거리두기에 나섰다. 민주당이 최근 발표한 새 PI(Party Identity·정당 이미지)를 두고 '문재인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가 10호 인재로 영입한 김남근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에 치명타를 준 'LH사태'의 최초 폭로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