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갈등 봉합 수순이나 '불씨' 남아대내외 변수 따라 큰 불로 번질 수도
  •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대립이 봉합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작 '용산'에서는 김건희 여사를 '마리 앙투앙네트'에 비유한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거취가 봉합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24일 뉴데일리에 밝혔다.

    '불씨'를 남겨 놓은 것인데, 불씨란 초기에 손쉽게 진압할 수 있으면서도 외부 환경에 따라 큰 불로 번지기도 한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한 의원은 현 상황을 "불씨의 기로"라고 평했다. 불씨의 기로에 선 윤·한 갈등의 3가지 시나리오를 정리했다.

    ⓵ 한 위원장의 '백기투항'... 김경율 위원 전격 사퇴
    복수의 여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대승적으로 '양보'함으로써 윤 대통령의 체면을 살려줘 불씨를 잡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한 출구전략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여권 인사는 "정치신인이자 당에 지분이 적은 한 위원장이 사실상 윤 대통령의 후광으로 비대위원장 자리에 올랐다"며 "검찰 시절 검사동일체로 평생 살아온 두 사람이다. 후배인 한 위원장이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번 사태를 봉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이 ‘양보’할 수 있는 카드로는 김 위원의 사퇴가 거론된다. 그간 대통령실에서는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함정취재'로 규정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은 사치스러운 생활로 프랑스혁명의 실마리가 된 마리 앙투아네트를 김 여사에 비유했다. 야당도 아닌 여당에서 나온 발언이라 용산에서 느낀 충격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이 때문에 김 위원의 위원직 사퇴, 더 나아가 서울 마포을 총선 불출마 선언이 담보돼야 이번 사태가 종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⓶윤 대통령 또는 김 여사 견해 표명
    김 여사를 향한 한 위원장의 냉소적 대응, 여기에 김 위원을 마포을에 공천하겠다는 한 위원장의 발언은 결국 스윙보터 지역을 겨냥한 '민심 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의원과 예비후보들이 한 위원장을 지원사격하는 것도 2~3%p 격차의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김건희 리스크'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서울의 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한 위원장이 용산과 거리 두기에 나선 것은 이번 총선의 성패가 수도권에서 나기 때문"이라며 "차기 대권을 노리는 한 위원장이 '윤심'보다 '민심'을 더 살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대의명분을 앞세운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견해를 표명해야 한다고 설득하는 시나리오도 예상해볼 수 있다. 총선에서 패배하면 임기가 3년 남은 윤 대통령은 사실상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하게 된다. 특히 대통령 임기 후반기로 들어서는 상황에서 범야권은 김건희 리스크를 전면에 내세워 차기 대권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하는 시나리오는 상수에 가깝다.

    ⓷윤 대통령 탈당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국민의힘 1호 당원'인 윤 대통령이 당과 결별해 여당이 지고 있는 김건희 리스크로 인한 부담감을 떨쳐주는 시나리오다.

    실제로 앞선 여러 정권에서도 ‘청와대발 리스크’가 터지면 대통령이 탈당함으로써 출구전략을 마련해줬다.

    여당 상황에 밝은 한 인사는 "탈당 시나리오는 가장 희박하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수 없다"며 "상황에 따라 탈당 카드를 한 위원장이 직접 요청하는 시나리오도 예상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