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21일 서대문갑 출마 철회, 22일 성남 중원 출사표"지금 민주당 후보로 나오겠다는 사람, 정체성 없는 사람"비명계 윤영찬 지역구…친명 현근택 성희롱 논란으로 불출마
  • ▲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상윤 기자
    ▲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상윤 기자
    이수진(비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서대문갑 출마를 철회한 지 하루 만에 비명(비이재명)계 윤영찬 의원이 있는 경기 성남 중원에 출마를 선언했다. 

    친명(친이재명)계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성희롱 논란으로 불출마하는 상황에서 이 의원의 처신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시선이 곱지 않다. 

    이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민주당 후보로 나오겠다는 후보는 민주당의 기본 정체성조차 없는 사람"이라면서 "민주당에 배신과 분열의 상처를 주면서, 민주당 이름으로 출마하겠다는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의 심장을 뺏길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호소드린다"면서 "이수진이 민주당과 이재명의 꿈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사실상 비명계인 윤 의원을 공개 저격한 것이다. 

    윤 의원은 민주당 내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에서 활동하다 지난 10일 조응천·김종민·이원욱 의원이 탈당 선언을 하는 당일 모임에서 빠졌다. 이를 두고 경쟁자였던 친명계 현 부원장의 성희롱 논란이 당 잔류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현 부위원장은 16일 끝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전날 기존 출마 의사를 밝혔던 서울 서대문갑 지역구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대문갑은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전략 선거구로 분류됐다. 

    이 의원이 서대문갑 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성남 중원으로 지역구를 옮기자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현역 비례 의원이 자기에게 유리한 지역구를 '쇼핑'하는 모습이 당에도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당에서 비례 의원으로 혜택을 받은 사람이라면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면서 "안 그래도 말이 많고 탈이 많은 지역구인데 이런 모습으로 조명을 받으면 당에 좋은 영향을 주겠느냐"고 꼬집었다. 

    경쟁자인 윤 의원도 불쾌함을 드러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80일 앞두고 갑자기 내려오면서 오직 자신만이 진짜 민주당 후보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도 무례하며 지역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면서 "출마의 변조차도 자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남의 것을 빌려야 하는 그 옹색함을 부끄럽게 여기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