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vs 이준석 갈등으로 붕괴이번엔 4년여 만에 이낙연과 합종연횡 시도통합 일정 두고 신경전… 과거 악몽 재현 가능성도
  • ▲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연합(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4.1.14 ⓒ연합뉴스
    ▲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연합(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4.1.14 ⓒ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당비를 다른 당원 등이 번갈아가며 대납한 사실이 확인됐다."(2019년 10월 이준석 바른미래당 전 최고위원 발언)
    "젊은 사람이 정치를 제대로 배웠으면 좋겠다. 이렇게 정치를 치사하게 해서 되겠나."(당시 손학규 대표 발언)

    2019 10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앞서 자신이 부담해야 할 당비를 다른 당원이 대신 내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다. 선관위는 '당비 대납' 의혹을 조사한 결과, 위반사항을 찾지 못해 자체 종결했다.

    중도 혁신이란 기치 아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심해 만들어진 바른미래당은 2020년 2월, 창당 2년여 만에 여러 가지 내부 갈등으로 유승민계가 탈당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 중심에는 유승민계인 이준석 현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전 국민의힘 대표)이 있었고, 이 전 대표는 4년여 만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다시 한번 '합종연횡'을 시도하고 있다.

    15일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이 주축이 된 '미래대연합'은 오는 설 연휴 전에 '제3지대' 통합을 마무리하고 단일 정당을 만들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 위원장은 이러한 일정이 빠르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이러한 통합 일정 복안에 대해 "솔직히 빠르다고 생각한다"며 "공천 스케줄 때문에 급한 것은 알겠지만, '이낙연 신당'이 아무리 빨라도 이달 말 전에 창당하기는 힘들 것 같다. 이기는 빅텐트는 누구랑 하느냐보다 어떻게, 왜 합치냐가 중요하기에 서두른다고 될 게 아니다"라며 거듭 설 이전 통합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제3지대 신당 세력들이 빅텐트 구성 시점을 놓고 이준석 신당과 비명계 3인방 신당이 기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로 번진 것인데, 비명계 3인방은 이낙연 새로운미래(가칭)와 뜻을 함께하기에 향후 '이낙연 vs 이준석'의 '신당 지분싸움'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과거 거대 정치인(손학규)을 상대로 한 합당 실패가 학습효과로 작용해 당 지분을 최대한 가져오는 '이기는 합당'을 하겠다는 전략이란 평가도 나온다. 합당 시기를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하게 가져오겠다는 '정치적 몽니'라는 분석도 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준석이 주축인 개혁신당의 지지율이 더 높을 텐데 굳이 이낙연과 민주당 인사들에게 끌려다닐 필요가 있겠느냐"는 말도 들린다.

    정치가 치열한 세력싸움이라지만, 이러한 정치적 간 보기는 결국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이준석의 몽니'는 큰 의미에서 젊은 정치인의 구악(舊惡)으로 귀결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쓴소리도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2022년 1월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위원장은 "나는 손학규에게 단련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바른미래당 출신의 한 정치인은 "손학규에게 단련된 것이 어떤 것인지 지금의 모습으로는 선명해 보이지 않다"며 "합당을 정치공학적으로 끌고 가는 기성 정치인의 모습을 답습하는 이 위원장의 모습에서 향후 제3지대의 빅텐트, 나아가 신당의 미래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정치권에서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