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목표는 민생… 국민이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어야"현직 검사 출마 논란에 정치적 중립 강조하며 쓴소리도"곧 총선…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치러지게 노력하겠다"
  • ▲ 이원석 검찰총장. ⓒ정상윤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 ⓒ정상윤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2024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민생, 또 민생, 오로지 민생"이라면서 갑진년 새해에도 마약, 보이스 피싱, 전세 사기 등 서민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민생 범죄 엄단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총장은 31일 2024년 신년사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지에서 집필한 '목민심서'를 언급하며 "검찰의 소명은 다산의 가르침과 바로 일치하고 그것은 국민이 집과 학교, 직장, 그리고 길거리에서 걱정 없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주요 민생 범죄로 마약, 전세 사기, 보이스 피싱 범죄, 산업재해 및 임금 체불 등을 꼽았다. 그는 "마약 범죄는 대표적 민생범죄로, 단지 손대는 사람뿐만 아니라 가족과 그 주변의 영혼까지 파괴한다"며 "강력범죄와 경제범죄의 수단으로 쓰이는 마약을 우리 사회에서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전세 사기는 "사회 초년생과 서민의 전 재산을 빼앗는 범죄"라면서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이 외에도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성별, 인종 등을 이유로 벌어지는 혐오 범죄 및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발생하는 스토킹, 디지털 성범죄, 흉기 난동 사건에도 엄정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총장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세력을 동원해 형사사법기관 흔들고 사법을 정쟁화해 국가 형사사법절차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아 안타까움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죄를 지으면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우리 사법시스템의 당연한 약속이 올곧게 지켜지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자"고 주문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반복적으로 검사를 탄핵하고 재판을 지연하는 등 수사와 재판을 방해하려는 행태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이 총장은 현직 검사의 총선 출마를 등으로 최근 시끄러운 검찰 내부 단속도 했다. 그는 "(길이를 재는) 자가 굽으면 제대로 잴 수 없고, 거울이 흐려지면 제 모습을 비출 수 없다"며 검찰 조직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다. 

    특히 "국민의 신뢰를 쌓는 것은 우공(愚公)이 산을 옮기는 것만큼 어려우나, 그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손바닥 뒤집는 것만큼 한순간"이라며 "일을 함에 있어 세 번씩 생각한 연후에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떼어놓기 바란다"고 했다.

    올해 4월 총선을 앞둔 만큼 선거범죄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이 총장은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자 헌법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제도"라며 "국민의 의사가 왜곡되지 않도록 선거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밝혔다. 

    그는 "가짜뉴스가 사이버 공간을 통해 급속도로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여건에서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와 흑색선전뿐만 아니라 금품선거, 공직자의 선거 개입 대응에도 최선을 다해 총선이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이 총장은 "검찰총장으로서 매사 검찰 구성원에게 '공직자가 힘들어야 국민이 편안하다'는 말밖에 하지 못해 늘 미안하다"며 "저는 국민을 섬기며 반듯하게 일해나가는 검찰구성원 모두의 앞에 서서 여러분을 응원하고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발 끈을 다시 묶고 힘차게 내달려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