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한동훈 비대위' 결론 못 내"한동훈은 보석… 보석은 많이 써야… 수없이 지원유세 와줬으면"영남·수도권 원외 일부선 "등판 일러… 비대위보다 선대위" 주장도
  • ▲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전환을 위해 원내외 당협위원장들로부터 공감대를 얻었으나, 압도적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대부분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한동훈 법무부장관 등판론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에서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을 중심으로 한동훈 비대위원장보다는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해 전국 선거를 지원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동훈 비대위, 공감대 얻었으나 결론은 못 내

    국민의힘 지도부는 18일 국회에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최고위원을 비롯한 지도부와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200여 명이 참석해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 사퇴에 따른 비대위원장 인선 방안을 논의했다.

    윤 원내대표는 연석회의 후 "원외 당협위원장을 포함한 우리 당 소속 분들의 많은 의견을 들었다"며 "의견이 모아졌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중요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언급했다.

    윤 원내대표는 특히 비대위원장 결정 시기와 관련 "시간을 많이 끌지 않겠다는 답변을 계속 드리고 있다"며 "종합적으로 보겠다"고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복수의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연석회의에서는 30여 명의 원내외 인사가 발언했지만, 한 장관 총선 차출론에는 이견이 없었다. 

    윤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오늘은 막말 하지 말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지난 15일 의원총회에서 한 장관을 향해 북한 김주애 등을 언급한 김웅 의원 같은 사례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주의를 준 것이다. 재선 이용호 의원은 비대위원장후보로 거론되는 특정 후보군의 실명을 언급하지 말자고 제안했다고도 한다.

    한 중진 의원은 "한 장관을 대놓고 반대하는 의견은 못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한 장관을 두고 '보석' '보배'라는 표현이 많이 나왔다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보석이면 써야 한다. 수없이 와서 지원유세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비공개 시간에 "지금 상황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야 한다"며 국민과 당원이 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명확히 드러나는데, 지지율이 낮은 사람을 억지로 임명하는 것이 더 이상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최고위원은 회의 도중 취재진에게 "수도권·호남·충청·원외는 한 장관을 원했고, 명시적으로 반대한 것은 영남지역 소수"라고 말했다.

    부산 초선 김희곤 의원도 "대다수는 한동훈 비대위였다"며 "한동훈이라는 사람을 모셔와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시기에 당무 말고 붐업 일 맡겨야"

    다만 영남권 일부와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등판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한 장관이 국민의힘으로 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만큼 비대위원장보다는 선거가 다가올 때쯤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충청권 5선 정진석 의원은 연석회의 도중 취재진을 만나 "한 장관이 아깝다. 우리가 한 장관을 보호해야 하는데 너무 일찍 등판시켜 다치면 어쩌냐 하는 걱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남권 3선 조해진 의원은 이날 연석회의에서 "한동훈 장관을 모셔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데 전략적으로 잘해야 한다"며 "어려운 시기에 당무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전 국민과 소통하면서 (당내 분위기를) '붐업' 하는 일을 맡기는 것이 한 장관 본인이 가장 당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 의원은 "본인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시간도 못 가진 채 당무에 매몰돼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고 우려도 했다고 한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도 연석회의 후 "한동훈 장관이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다들 동의했지만, 비대위원장이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었다"며 "저도 한동훈 카드를 비대위원장으로 쓸 필요가 있느냐는 말씀을 드렸다.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한 장관이 무슨 발언을 하든 다 이해충돌처럼 비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승환 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도 "한동훈 카드는 굉장히 중요한데 전략적으로 어떻게 배치하느냐의 문제"라며 "호불호가 아닌 당을 위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른 등판보다는 선대위원장 목소리

    국민의힘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한 장관이 정치 경험이 없는 데다 민주당의 집중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총선을 4개월 앞둔 비대위원장으로는 '이른 등판'이라는 우려다.

    한 서울지역 원외 당협위원장은 통화에서 "한동훈 장관이라는 좋은 카드의 (등판) 타이밍과 전략적 배치가 지금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일단은 급하니까 제일 유명한 사람을 가져다 쓰자는 느낌이 있다. 또 친윤계가 밀다 보니 용산의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