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대신 김기현 체제로 총선 치르되… 김기현은 불출마 전제돼야원희룡은 '총선 돌격대장' 역할… 이재명 지역구 등 험지 거론한동훈 비례 순번 받고 전국서 선거 지원유세… "당 얼굴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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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비상대책위원회가 아닌 김기현 지도부 체제로 치를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김 대표와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3인 체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이른바 '스타 장관'인 원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천 계양을 등 지역구로, 한 장관은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전국 선거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김 대표는 전체적인 선거 판세를 분석하는 등 전략을 짜야 한다는 점에서 총선 불출마가 전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국민의힘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김기현 대표가 당 대표로서 무게감을 잃는 모습을 몇 번 보였지만, 이제는 지나간 것이니 어쩔 수 없지 않으냐"며 "현재로서는 김기현 체제로 (총선까지) 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서울 강서구청장보궐선거 패배 후 김 대표가 자신이 띄운 혁신위원회와 갈등을 보이며 리더십이 흔들렸으나,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 등 한 차례 혼란을 더 겪는 것보다 현재의 지도체제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김 대표는 혁신위가 불출마를 권고했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12월 중순을 목표로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관위는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기구로, 김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한 채 선거를 이끌겠다는 뜻이다.여권에서는 비대위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김기현 체제로 선거 승리를 위해 스타 장관들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후임자가 결정돼 곧 여의도로 복귀하는 원 장관의 경우 3선 의원에 재선 광역단체장을 지내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데다 대선 국면에서 '대장동 1타 강사'로 인지도까지 얻어 총선에서 '돌격대장' 역할이 유력하다. 원 장관이 이미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이 대표의 인천 계양을이나 4선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고양갑에 출마할 전망이다.'여권 잠룡'인 원 장관 자신도 이 대표와 정면승부에서 승리한다면 단숨에 '원톱' 대선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이번 개각 대상에서 제외된 한 장관은 험지에 출마하기보다 비례대표 순번을 받고 전국 선거를 위해 뛰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데다 화려한 언변으로 지원유세에 나서 '민주당 심판'을 외쳐야 한다는 것이다.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한 장관이 비례대표로 나와야 여기저기 선거운동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한 장관은 이번 총선에서 당의 얼굴이 돼야 한다"며 "당에서 새로운 얼굴이 출마한다면 텃세가 심한 곳은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에 질 수도 있다. 국민에게 익숙한 사람이 '(우리 당 후보를) 찍어줘야 한다'고 말해야 효과가 있는데, 그 역할에서 가장 적절한 사람이 한 장관"이라고 언급했다.국민의힘 내에서는 스타 장관들이 이른바 필드에서 직접 뛰고, 김 대표는 전체적인 선거 판세를 분석하며 전략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희룡 '험지', 한동훈 '지원', 김기현 '전략'의 '3인 체제'로 총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김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여권 내부의 중론이다. 김 대표로서는 '총선 불출마, 대표직 유지' '험지 출마, 대표직 사임' '본인 지역구 출마, 대표직 사임' 등의 갈림길에 서 있지만, 지난 총선에서 양당 지도부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7선을 지낸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전국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압도적 대승을 이뤄냈다.반면 황 전 대표는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다 뒤늦게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하며 당시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 쫓겨 떠밀려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황 전 대표는 자신의 선거에 집중하느라 전국 판세를 관리하지 못해 당시 선거대책위원장인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막말 후보자 제명'에서 엇박자를 보이기도 했다.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기현 대표가 서울 등 수도권이나 험지에 지원유세를 와도 도움이 안 되는 실정"이라며 "당 대표가 자기 선거에 뛰어들다 (총선에서) 망한 황교안 전 대표 때를 보라. 김 대표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