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불체포특권 포기, 하위 20% 공천 배제 등은 보고지도부·중진·친윤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 권고안은 보고도 안 돼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지도부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지도부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지도부·중진·친윤 총선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 권고안이 결국 당 지도부에 보고되지 않았다.

    결국 국민의힘 혁신위의 해당 권고안은 당 최고위원회의 의결 절차를 밟지 않는 단순한 권고에 그치며 지도부는 침묵했고, 일부 중진은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최고위는 9일 혁신위로부터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불체포특권 포기 △국회의원 구속 시 세비 전면 박탈 △선출직인 현역 국회의원 평가 후 하위 20% 공천 전면 배제 등 2호 혁신안을 보고받았다.

    인 위원장이 2호 혁신안 발표 전 갑자기 꺼내든 지도부 등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회의 후 "(불출마는) 혁신위원장 말대로 권고사항 같다"며 "오늘 보고 내용에 없었다. 구두로도 보고가 없었다"고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어 "혁신위가 활동하면서 종합적인 건의 내지는 혁신위 의결안이 올 것이다. 그때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며 "이 건은 당사자들에게 시간이 필요하고 판단도 있어야 한다. 지도부가 의결하고 말고의 성질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혁신위의 혁신안은 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에 보고돼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의 징계를 해제하는 1호 혁신안인 대사면은 일주일도 안 돼 최고위 문턱을 넘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인 위원장이 '총선 희생'을 꺼낸 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혁신위에서 여러 가지 논의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제안해오면 우리 당에서 정식적인 논의기구와 절차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2호 혁신안이 최고위에 보고됐지만, 지도부·중진·친윤 총선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는 담기지 않으며 권고안으로 남게 됐다. 최고위 의결을 거치지 않으면서 김 대표가 언급한 '정식 논의기구를 통한 종합적 검토'에도 해당하지 않았고, 강제사항이 아닌 개별적 판단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 후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 권고와 관련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며 "요즘 언론 보도를 보니 너무 급발진하고 있는 것 같다. 급하게 밥을 먹으면 체하기 십상이니 한번 보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때가 되면 생각을 정리하는 시기가 있나' '(결단) 시기는 언제로 보느냐'는 등의 질문에 김 대표는 "본회의에 빨리 가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소극적 태도로 나오면서 중진의원들도 인 위원장 권고안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 5선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중진 불출마 요구와 관련 "방향은 맞다고 본다"면서도 "좀 정교하게 시간을 맞춰서 예의를 갖춰서 자발적으로 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에서 5선을 지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지역구 의정보고회에서 "걱정하지 마라. 서울로 안 간다"며 "대구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면 대구에서 마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 의원은 "그 지역에서 지지받고 잘하는 사람이 뭐 하러 옮기나"라며 "절대 (서울) 갈 일 없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