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타당성조사 실시한 KIDA… KF-21사업 성공 불확실성 등 이유 들어방사청 "조사 결과 고려해 기재부 등과 협의해 최적의 양산계획 검토 중"
  • ▲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 6호기가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ADEX 2023(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시범비행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 6호기가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ADEX 2023(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시범비행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차세대 전투기인 KF-21 '보라매' 개발사업이 휘청이고 있다. 국방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KF-21의 초도물량을 절반으로 줄어야 한다는 사업타당성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8일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KIDA는 지난 7일 KF-21 개발 사업타당성조사 결과 보고서를 제출했다. KIDA는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계획된 KF-21 초도물량 40대를 20대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KIDA는 KF-21 개발 사업 성공의 불확실성과 기술적 완성도의 미성숙을 물량 감축 이유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4.5세대 전투기로 꼽히는 KF-21은 두 단계로 나눠 개발된다. 1단계는 체계개발(Block-Ⅰ)로 기본 비행 성능과 공대공 전투 능력 구비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돼  2026년 종료된다.

    2단계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진행되는 추가무장시험(Block-Ⅱ)이다. 공대지 전투 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적이다. 1단계는 8조1000억원, 2단계는 7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1단계인 공대공 전투 능력만 구비되더라도 공중에서 이뤄지는 작전은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다. 이에 군은 체계개발이 완료되는 시점부터 2028년까지 KF-21 40대를 초도생산해 전력화하고, 2032년까지 80대를 추가해 총 120대를 공군에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이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인 공군의 노후 전투기 F-4, F-5를 대체하는 작업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방위사업법 제14조의 2에 따라 사업타당성조사를 실시한 KIDA가 초도물량을 절반이나 줄여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KF-21 개발사업은 크게 흔들리게 됐다. 생산량이 줄어들게 되면 생산비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KF-21 1대의 가격은 40대 기준으로 대당 가격이 880억원인 데 반해, 20대로 줄어들면 1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의 대당 가격 946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4.5세대 전투기가 5세대 전투기보다 비싼 상황이 돼버리는 것이다.

    현재 폴란드와 아랍에미리트 등 여러 국가에서 KF-21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KF-21의 초도물량 축소는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KF-21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700여 방산업체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방사청은 "KIDA 사업타당성조사 결과를 고려해 기재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최적의 양산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KF-21을 적기 전력화하고, 향후 가격 및 성능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