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안철수, 6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칸막이 하나 사이로 신경전"참석자 질문에 5분 정도 답한 게 전부" vs "20-30분가량 뒷담화해"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22년 4월 1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합당'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22년 4월 1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합당'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칸막이 하나를 사이에 두고 기싸움을 벌였다.

    지난 6일 해당 식당 내 사방이 막혀 있는 방에서 점심식사를 하던 안 의원은 식사자리에 함께한 참석자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이 전 대표가 영어로 응대한 것과 관련해 묻자 가감없이 자신의 견해를 드러냈다.

    안 의원 측에 따르면, 당시 안 의원은 "미스터 린튼은 외국에서 용납이 안 되는 표현이다. 의사이기 때문에 닥터 린튼이라고 했어야 했다"며 "존중하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어 "이준석 전 대표가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서 알 텐데 일부러 그런 것인지, 영어가 미숙한 것인지 (모르겠다)"라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안 의원 측은 참석자들의 질문에 약 5분가량 이 전 대표와 관련한 발언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그러자 옆 방에서 "안철수 씨 식사 좀 합시다" "조용히 좀 하세요"라는 고성이 들려왔다.

    공교롭게도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 전 대표였다. 자신과 관련한 이야기가 들려오자 이 전 대표가 즉각 응수에 나선 것이다. 이에 안 의원이 식사하던 쪽의 방은 조용해졌다. 

    안 의원 측은 이 전 대표가 옆에 있는 줄 몰랐을 뿐더러 참석자의 질문에 대답한 것일 뿐 험담을 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맨 처음에 식당의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한 줄 알고 죄송하다고 이야기하려고 했다"며 "참석자들의 질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안 의원이 옆방에서 30분가량 이 전 대표의 이야기를 이어갔고, 험담이 계속되자 반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과 이 전 대표는 정치권에서는 이미 유명한 앙숙 관계다. 두 사람은 바른미래당에서 함께 활동했지만 당시에도 사이가 좋지 않았고, 지난 대선 당시 단일화 국면에서도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안 의원이 이 전 대표 제명을 주장하는 서명운동과 함께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이 전 대표를 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