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아이들이 더 좋은 자사고·외고를 선택지에 올릴 수 있으니까 좋죠"청년들도 "다양한 혜택 누릴 수 있으니 찬성… 다만 구체적으로 알려줬으면"부동산 관계자 "서울 편입되면 김포 집값 오를 것 같긴 한데… 아직은 조용"부정 반응도 "서울 편입론은 여당 총선 포퓰리즘… 내년 중반에 쏙 들어갈 것"
  • ▲ 6일 본지 취재진이 방문한 김포시 고촌읍 소재 한 중학교 모습.ⓒ임준환 기자
    ▲ 6일 본지 취재진이 방문한 김포시 고촌읍 소재 한 중학교 모습.ⓒ임준환 기자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메가시티 서울' 구상이 김포시민들 사이에 화두로 떠올랐다. 김포에서는 서울 편입으로 인해 다양한 혜택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과연 편입이 실현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공존하고 있었다.

    뉴데일리는 6일 김포 골드라인 초입인 고촌읍부터 종착역인 구래동까지 곳곳을 다니며 김포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결과 상당수의 시민이 서울 편입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로 시민들은 서울 편입으로 인한 집값 상승, 교육 발전,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혜택 등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김포의 중학생이 진학할 수 있는 경기지역 광역단위 자사고는 안산 동산고 1곳뿐이다. 경기지역 외고는 성남외고·김포외고·고양외고 등 8곳에 불과하다. 자사고와 특수목적고는 전국 단위 모집 학교를 제외하면 광역지자체 단위 지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김포시가 서울특별시 김포구가 된다면 이 지역 중학생들은 서울의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에 다닐 수 있게 된다. 대원외국어고·휘문고 등 16곳의 자사고와 6곳의 외고에 진학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실제로 편입이 이뤄질 경우 김포 중학생은 서울 강남3구나 목동지역 고교에도 진학할 수 있다. 서울에는 일반 고등학교 배정 시 전체 고교 중 2개를 선택해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중학교 1학년생 아이를 둔 박모(44·여) 씨는 김포의 서울 편입 소식에 적극 환영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박씨는 "고촌은 서울과 바로 맞닿아 있어 지리적으로는 서울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그러면서 "김포가 서울시에 들어가면 기존에 누리지 못한 다양한 교육 혜택을 얻을 것"이라며 "주변 학부모들도 자녀가 더 좋은 자사고와 외고 등을 선택지에 올려둘 수 있어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촌역 인근에서 만난 이모(39·남) 씨는 "(김포의 서울 편입이 이뤄져) 더 좋은 고교로 진학이 가능하다면 학부모와 학생들 모두 교육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교육을 밑바탕으로 김포가 더 빛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다만 이씨는 "실제로 김포가 서울로 편입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주변에서는 거의 없다"며 "된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 모르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 ▲ 김포시 걸포북변역 인근에 내걸린 '서울시 편입 환영문구'가 적힌 현수막. ⓒ임준환 기자
    ▲ 김포시 걸포북변역 인근에 내걸린 '서울시 편입 환영문구'가 적힌 현수막. ⓒ임준환 기자
    김포 청년들도 긍정적… "아무래도 서울시 청년정책이 다양하니까요"

    김포시 청년들이 서울 편입과 관련해 가장 주목한 것은 단연 서울시의 청년정책이었다. 서울시는 청년을 대상으로 일자리·주거·교육·복지 등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구래동에 사는 최모(20·남) 씨는 "서울시에서 청년에게 주택 월세 지원이나 대출 지원 등 금전적 혜택을 많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무래도 경기도 쪽보다는 서울시에서 청년정책을 다양하게 해서 김포의 서울시 편입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걸포동에 거주하는 곽모(22·여) 씨는 "최근 정치권에서 서울 편입에 대해 언급해서 '서울시 김포구'로 바뀌면 뭐가 달라지나 찾아봤다"면서 "(서울로 편입되면) 다양한 청년정책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아서 편입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곽씨는 "정치인들이 언론을 통해 서울 편입에 대해 계속 말하지만 시민들 입장에서 편입해서 어떤 부분이 달라지는지 제대로 알리지는 않는다"며 "서울 편입에 관심 없는 사람도 있는 만큼,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많은 사람이 찬반 여부에 따른 확실한 의사를 보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실제로 2024년도 서울시 예산은 전년 대비 1조4675억원(3.1%p) 줄었지만, 청년정책에서는 상당 부분 지원을 확대했다.

    2024년 서울시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청년취업사관학교를 기존 15개에서 20개로 늘리고 취업날개 서비스도 기존 4만8000명에서 5만5000명으로 확대한다. 뉴딜 일자리와 동행 일자리에 총 1616억을 지원하고 금융취약청년 재기 지원은 기존 150명에서 300명으로 대폭 늘리는 등 청년정책의 빈틈을 만들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 ▲ 김포시 고촌읍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의 전경. ⓒ임준환 기자
    ▲ 김포시 고촌읍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의 전경. ⓒ임준환 기자
    "부동산가격, 오를 것 같기는 한데 아직은 문의만 오는 상황"

    구래동에서 24년간 부동산 중개 사무소를 운영 중인 홍모(72·남) 씨는 "김포시가 서울로 편입된다면 김포 아파트 가격은 2억~3억원 정도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들어 김포 아파트가격을 묻는 문의가 늘었다"는 홍씨는 "실제 계약으로 이뤄지는 경우는 미미하지만, 김포의 서울 편입이 확실시된다면 상황은 또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씨는 "김포구가 된다면 서울에서 초창기에 김포에 지원하는 금액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교통·일자리·교육 등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고촌읍에 거주하는 최모(72·여) 씨는 "김포가 서울로 통합되면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며 "김포가 서울로 통합되기 바란다. 아파트가격뿐 아니라 서울시민으로서 긍지나 자부심도 느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나아가 최씨는 "지방 도시보다 서울시가 제공하는 문화 혜택도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통합 이전에 주변에서 제기하는 지하철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고촌읍 소재 부동산을 운영하는 강모(50대·남) 씨 역시 김포가 서울로 편입되면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씨는 "김포 전 지역의 주택가격이 오르겠지만 서울에 인접한 고촌 쪽은 특히 더 오를 것"이라며 "11월 중순쯤 고촌을 포함한 경기 서부지역에 주택 8만5000가구 준공 계획이 나올 예정이라 더 많은 관심을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강씨는 "사람들이 지하철 김포 골드라인 배차 간격이나 5호선 연장 등을 따지며 서울 편입을 반대하는 경우도 보인다"며 "두 문제를 따로 볼 것이 아니라 김포가 서울로 편입되면 지하철 문제는 더 수월하게 해결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편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걸포동에 사는 한모(28·남) 씨는 "서울 편입론은 그저 여당의 총선 포퓰리즘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중반기에 들어서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쏙 들어갈 것이 뻔하다"고 단언했다.

    한씨는 "이미 김포시가 경기도에 그대로 남아서도 해결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라며 "실현 불가능한 일에 목을 매기보다 지하철 노선 연장 등 먼저 마주한 과제부터 처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구래동에 거주하는 현모(58·여) 씨는 "김포뿐 아니라 (구리·하남 등) 다른 지역들도 서울에 편입되려고 애쓴다"며 "전부 서울이 되는 것도 말이 안 되고, 김포만 편입되는 것은 더 말이 안 되지 않겠나"라고 되물었다.

    현씨는 "김포가 서울의 일부가 되더라도 김포 전역이 서울에 통합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며 서울에 인접한 지역만 편입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