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예산안, 올해보다 1.5조 줄어… '약자와의 동행'은 3025억 증액오세훈 "세수 감소라는 암초 만나… 불필요한 예산 최대한 덜어내려 노력"사회복지분야, 올해 대비 증액 규모 가장 커… 도로교통은 크게 감소TBS 예산 누락… "조례안 폐지로 예산 담을 수 있는 근거조항이 없다"
  • ▲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시청에서 2024년 서울시 예산안 발표를 하고 있다. ⓒ진선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시청에서 2024년 서울시 예산안 발표를 하고 있다. ⓒ진선우 기자
    서울시가 올해 예산인 47조1905억원보다 1조4675억원(3.1%) 감액한 내년도 예산안 45조7230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예산의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1년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다만 시는 어려운 재정에도 시민과 약속을 내세우며 '약자와의 동행' 예산은 기존 13조2100억원에서 13조5125억원으로 3025억원(2.3%) 늘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편성 내용을 소개했다. 

    오 시장은 설명회에서 "관행은 혁신하고 낭비 요인은 개선하자는 마음으로 불필요한 예산은 최대한 덜어내고자 노력했다"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회 안전과 통합을 끌어낼 '약자와의 동행' 사업에 가장 많은 예산을 편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시장은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자 하는데, 세수 감소라는 암초를 만났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올해 기업 실적 둔화와 부동산 하향안정세로 세수가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세입 예산은 시세의 경우 기업 실적 둔화와 집값 하락으로 올해 대비 6465억원 줄어든 24조2353억원으로 추계됐다. 이 영향으로 시정 8대 분야 중 사회복지·문화관광·일반행정을 제외한 5개 분야의 예산이 줄어 올해 대비 1777억원 감소(0.7%)한 25조6912억원이 편성됐다.

    이 외에 세외수입 4조4668억원, 국고보조금 및 지방교부세 8조8515억원, 지방채 1조6908억원, 보전수입 등으로 6조4786억원을 편성했다. 지방채는 2024년 상환 예정액인 1조6908억원과 동일한 규모로 발행해 총채무가 늘어나지 않도록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했다.
  • ▲ 2024 서울특별시 예산안 내용 중 예산안 3대 투자중점 부분. ⓒ서울시
    ▲ 2024 서울특별시 예산안 내용 중 예산안 3대 투자중점 부분. ⓒ서울시
    어려워도 약자·안전·매력 꼼꼼히 챙긴다… '시민 삶 응원' 예산도 마련

    시는 내년 예산안의 핵심으로 △약자와의 동행 △안전한 서울 △매력적인 서울 세 가지를 꼽았다. 사회적 약자를 적극 지원하는 동시에 도시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투자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우선 취약계층을 돕는 주요 4대 분야(생계·주거·의료/건강·교육/문화) 부분에서 안심소득 시범사업에 150억원이 투입된다. 소상공인 보증 지원에도 228억원이 지원된다. 전세사기 예방 등을 위해 신혼부부 3500명에게 보증금반환보증 가입 비용, 청년 2만2000명에게 전세보증보험료를 지원하는 데 31억원을 편성했다.

    시민 안전을 돕는 3대 분야(자연재해 예방, 재난대응력 강화, 기후위기 대응) 부분에는 총 2조1376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이 중 침수 취약지역 방재 설비, 하수관로 정비사업 및 시설 유지관리에는 5676억원이 투입되며, 노후 시설물 관리 강화와 화재 예방 등에는 1조985억원이 들어간다. 

    특히 관심이 모이는 기후동행카드 운영사업에는 401억원의 예산이 책정됐고, 따릉이 이용 편의성 증진에도 324억원의 예산이 산정됐다.

    창의와 혁신을 내세운 매력적인 서울(도시공간, 문화향유, 3천만 관광시대, 창조산업) 부분에는 총 1조272억원이 투입된다. 생태환경 회복과 곤돌라 조성 등 남산 프로젝트에는 122억원이 들어가며, 정원도시사업에는 107억원, 수변감성도시사업에는 140억원이 책정됐다. 

    시민의 삶을 응원하는 예산도 별도로 산정됐다. 중점 분야 외에도 가족의 탄생과 돌봄, 생애전환기에 놓인 청년·중장년·어르신을 비롯해 우리 사회 '숨은 영웅'의 헌신에 걸맞은 지원에 나선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 부모급여를 확대하고 다자녀 지원을 강화한다. 돌봄 공백을 메울 아이돌봄 서비스 부담금도 지원한다. 대학생 기업 연계 직무체험을 신설하고, 중장년 대학교육 지원을 강화한다. 저소득 어르신 동행식당을 운영하고 요양시설에 돌봄 로봇을 도입한다.

    보훈 제대군인 참전명예수당은 월 15만원까지 확대되고, 비참전 상이유공자 예우수당을 신설한다. 예비군 훈련장 이동 버스도 자치구별로 신규 지원한다.

    한편, 예산안에서 교통방송(TBS) 지원 예산이 빠진 부분과 관련해 묻자 김상한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TBS 관련 부분은 조례안이 폐지돼서 예산을 담을 수 있는 근거조항 자체가 없다"며 "예산안에 담기지 않은 상태로 의회에 제출됐다. 이제는 시의회의 시간"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