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 해충' 빈대, 서울까지 침투… 방역 작업 최근 많아져질병관리청 "질병 매개 해충 아니지만 안 물리도록 주의해야"서울시 "빈대 예방·관리 안내서 만들어 구청에 배포할 계획"
  • ▲ 지난 19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빈대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빈대 박멸을 위한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19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빈대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빈대 박멸을 위한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랑스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확산한 빈대가 인천·대구를 돌아 서울 곳곳에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빈대는 흡혈 없이도 70일 이상 생존하는 등 생명력이 강해 대처 방법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채널A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보건소에 빈대 출몰 신고가 접수됐다. 고시원 거주자가 이불과 장판 등에서 빈대가 발견돼 민원을 넣었고, 현장으로 나간 보건소 직원들은 이미 빈대가 4곳의 방으로 확산한 것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방역 전문 업체는 이번 달에만 서울 시내 25개 구 중 13개 구에서 총 24건의 빈대 방역 작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대부분 고시원과 가정집이었다.

    '후진국 해충'인 빈대가 난데없이 서울에 다시 출몰 한 점은 외국 유입의 이유가 큰 것으로 보인다. 온돌문화인 한국과 달리 외국에선 신발을 신고 침실까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빈대에 노출될 빈도가 높다. 특히 빈대로 몸살을 앓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 여러 해외 관광객 비중이 높고 중고 의류 거래량도 많아 빈대 확산에 취약하다. 

    또 빈대가 DDT 등 강력한 살충제에 내성이 생기고, '빈대 포식자'였던 바퀴벌레 개체 수가 줄어든 점도 또 다른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주로 침구류, 가구 벽 틈새 등에서 보여 '베드버그'(bed bug)라고도 불리는 빈대는 감염병을 옮기지는 않더라도 고열과 빈혈을 일으킬 수 있다. 물릴 경우, 알레르기로 인한 물집이나 두드러기가 나타나기도 하며 환부를 긁어 상처가 생기면 염증 등 감염 위험도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빈대는 질병을 매개하는 해충은 아니지만, 흡혈로 인해 수면방해와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어 예방과 대응이 필요하다"며 "해외 여행 중 빈대 노출이 있을 경우 여행용품에 대한 철저한 소독이 필요하고, 공동숙박 시설에서 빈대 흔적 등을 확인해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빈대를 발견했을 경우 철저하게 방제를 해야하며 필요 시 전문가와 상의해 방제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누리집에 빈대의 특성과 방제 방법을 게시했다"며 "빈대 물림 예방을 위해 침구에 퍼메트린 성분이 함유된 가정용 살충제를 뿌리고 모두 마른 뒤 환기할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방역업체 세스코의 송영환 박사는 "코로나19 유행으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됐던 기간에는 빈대 방역 문의가 뚝 떨어졌다"며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올해 국내 빈대 출현은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언급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빈대 예방과 관리 안내서를 만들어 구청 등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