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연구원장에 재선 김성원, 수석대변인 박정하, 선임 대변인 윤희석 70년대생 대거 배치… 정책위 의장에 '비윤 3선' 70년대생 유의동 "사람보다 '당의 전략' 바꿔야" 지적도… 오세훈 "민생 최우선" 당부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내 의원들로부터 재신임을 받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기 지도부를 수도권 의원들 위주로 구성했다. 다만 당의 살림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는 '영남권 홀대론'을 고려해 대구·경북(TK) 출신을 임명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사람을 바꾸는 식으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기되는 위기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정책역량 강화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후임 임명직 당직자 6명의 인선을 완료했다. 강서구청장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17.15%p(4만1574표) 차이로 패배하면서 이철규 사무총장 등 임명직 당직자들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일괄사퇴한 데 따른 것이다.

    신임 사무총장에는 재선 이만희(영천-청도) 의원이 임명됐다. 이 의원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의 수행단장을 지냈고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역임했다. 

    당초 정책위원장인 박대출 의원(진주갑)이 사무총장에 임명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국민의힘 지지 기반이 TK인 만큼 내년 총선 공천의 실무작업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TK 출신을 임명한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갑자기 이만희 의원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 최고위를 시작하기 전부터 사무총장은 이 의원이었다"며 혼선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수도권 위기론 속 김 대표가 통합형 인선을 강조한 만큼 주요 당직에 수도권 인사들을 전진배치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는 수도권 재선 김성원(동두천-연천) 의원이, 수석대변인에는 박정하 의원(원주갑), 선임대변인에는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인 윤희석 대변인이 선임됐다.

    조직부총장에는 함경우 광주(경기)갑 당협위원회 운영위원장이,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인 초선 김예지 의원(비례)이 임명됐다. 총선을 앞두고 원내외 전략을 담당하는 전략기획부총장은 추가 논의를 거쳐 인선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략기획부총장도 당내 수도권 인사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 의장에는 수도권 3선 유의동(평택을) 의원이 맡게 됐다. 정책위 의장은 당 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쳐 임명하는 자리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유 의원을 추인했다. 1970년대생 중진인 유 의원은 계파색이 옅고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된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최고위 후 브리핑에서 "인선 기조는 수도권, 1960년대 이후 출생자에 대한 전면배치"라며 "1970년대생들이 대거 배치됐고 수도권 인선"이라고 밝혔다.

    초·재선 위주의 인선으로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정 대변인은 "중량감보다는 초·재선이 어떤 역량을 갖고 어떻게 당을 변화시킬지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아닌, 당의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대기보다 집권당으로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임 정책위 의장에 임명된 유의동 의원도 국회에서 "국민이 정부·여당에 능력을 필요로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을 바꾸는 것으로는 분위기 전환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없다"며 "매미가 허물을 벗듯 탈피의 자세로 준엄한 국민 앞에 겸손하게 민생 최우선의 자세를 보여야 할 때다. 정치투쟁에서 벗어나 약자를 보듬고 생활을 챙기는 애민의 정치로 복귀하는 것이 더디고 잔잔하지만 강력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