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야당이 머리 맞대는 것만으로도 회복 신호 될 것…전향적 결단 기대"단식·구속영장 등으로 일시정지상태였던 당 업무로의 공식 복귀 신호탄 분석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 당일인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쏠린 만인의 시선을 전환하고, 당 업무로의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영수회담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님께 민생영수회담을 제안드린다"며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 민생과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신속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글을 적었다.

    이 대표는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국민의 호된 질책 앞에 고개를 들기 어렵다"며 "풍요를 즐기고 기쁨을 나누어야할 한가위임에도 웃음보다는 한숨이 앞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민생의 핵심은 경제이고, 경제는 심리"라며 "대통령이 야당이 머리를 맞대는 것만으로도 회복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의 전향적인 결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이날 영수회담 제안은 그동안 단식과 구속영장 등으로 일시정지상태였던 당 업무로의 공식 복귀 신호탄으로 읽힌다.

    9월 영장 청구설 등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돌연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현 정권을 탓하며 시작한 단식이었으나, 정치권에서는 검찰의 수사를 앞두고 지지세 결집을 위한 이 대표의 승부수라는 분석이 강했다.

    그러나 지난 21일 국회에 제출된 자신의 체포동의안은 149표 찬성을 받아 가결되는 등 당 내부에서조차 지지세가 흔들렸다. 그러자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가결 이틀 뒤인 23일 단식을 중단했고,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직접 출석해 항변했다.

    27일 새벽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내려지면서 이 대표는 다음날인 28일 당무 활동에 나섰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 이해식 사무부총장으로부터 선거 관련 현황을 보고받았으며, 홍익표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면담도 진행했다.

    이에 단식과 사법 리스크 등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털어내는 동시에 당무 복귀 선언을 위해 이 대표가 첫 대외 메세지로 영수회담을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월12일 신년기자회견에서도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성남FC 후원금 의혹'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등을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국회 상황 등 여러 제반 여건을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며 사실상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