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문체위·산자위 취소… 국방위·법사위에 야당 간사만 참석장관 탄핵 주장한 국방위서 채 상병 사건 논의하려 했으나 불참범죄자 머그샷법, 교권 보호 4법도 민주당 보이콧에 논의조차 못해
  • ▲ 18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채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부터)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이 앉아 있다.ⓒ연합뉴스
    ▲ 18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채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부터)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이 앉아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대상으로 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비판하며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을 '보이콧'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은 물론 일명 '머그샷법'으로 불리는 신상정보공개법 등 민생법안 논의마저 멈췄다.

    국민의힘은 메시지를 양방향으로 내며 대응했다. 거대 야당의 일방적인 국회 일정 파행을 비판하면서도 단식을 이어가다 영장 청구일에 입원한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병문안 등 이 대표를 직접 만나지는 않을 예정이다.

    정의당도 "채 상병 진상조사 필요하다는 민주당이 불참"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 긴급의원총회 후 "오늘부터 상임위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보류하기로 논의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됐던 기획재정위원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 등이 취소됐다. 아동복지법 등을 다룬 보건복지위원회만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국방위원회도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전체회의가 20분 만에 종료됐다. 민주당이 이종섭 국방부 장관 탄핵과 특별검사법 도입까지 주장하며 사활을 건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국정조사 청원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 의원들이 이 대표 입원 등 당내 현안을 이유로 불참한 것이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국방위에 참석해 "민주당에 여러 정치현안이 있는 것은 잘 알지만 채 상병 사망사건 관련해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분들이 오늘 불참했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국방위에 불참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오늘 중요한 안건들을 처리하려고 했으나 민주당의 비협조로 불가피하게 모든 안건에 대해 보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뒤 "민주당 지도부에게 이렇게 국회를 마비시키는 행위는 결국 국민에게 심판받을 것이라는 경고를 한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도 민주당의 상임위 보이콧으로 불발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 보낸 재송부 요청 시한은 이날까지였지만 여야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면서 윤 대통령이 국회 동의 없이 임명할 수 있게 됐다.

    이재명 영장 청구에 국회 일정 뭉갠 민주당

    시급한 법안 논의도 거대 야당의 일방적인 국회 일정 거부에 줄줄이 무산됐다.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정당한 교육활동은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 등을 담은 '교권 보호 4법'과 중대범죄자의 신상 머그샷을 공개하는 신상정보공개법 등 111건의 법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이들 법안은 여야 의원들이 대표발의한 유사법안들을 하나로 합치고 각 상임위 소위원회 논의를 통해 여야가 이견 없이 통과시키기로 했지만, 이날 법사위에는 야당 간사인 소병철 민주당 의원만 참석했다.

    소 의원은 "야당 대표가 단식하다 병원에 실려가는 비상상황도 있고 해서 원내지도부에서 '당분간 상임위 활동이 어려울 수 있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회의 진행은 여야 간사 합의로 진행되는 것 아니겠나. 합의됐지만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는 것을 어제와 오늘 아침에 양해를 구했다. 선의적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양해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법사위 참석 의원들이) 과반이 되지 않아 (법안을) 의결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보이콧하는 바람에 법안 심사를 부득이하게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고 산회를 선포했다.

    국힘, 이재명 회복 바라면서도 "상임위 중단 대단히 유감"

    이 대표가 병원으로 이송된 뒤 민주당 의원들이 대부분의 상임위 불참을 선언하며 국회를 닫자 국민의힘은 메시지 방향을 이 대표 건강 회복과 민주당의 국회 일정 중단으로 나눠 대응했다. 다만 이 대표 병문안을 가는 등 직접 만남은 추진하지 않을 전망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조속히 건강을 회복하기를 바란다"며 "건강을 회복한 후 차분하게 만나 민생현안을 치열하게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조속한 쾌유를 빈다. 이제는 국회로 돌아와 민생을 이야기해야 한다"며 "제1야당 대표 자리로 돌아와 여야 대표 회담을 비롯해 민생을 챙기는 데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기대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민주당의 보이콧 의도와 관련한 질문에 한숨을 내쉬며 "국정 운영과 국회 의사일정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로 보인다"며 "당 대표(이재명)가 병원에 이송된 상황을 감안해 민주당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예정된 상임위 활동을 중단시킨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