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필요하단 의료진 진단 있었으나…이재명, 끝까지 단식 고수문희상 등 원로들, 이재명 강제 입원 주문…"살아야 싸움이라도"검찰 다음 주 영장 청구할 듯…국힘 "수사 막기 위한 방탄용 단식"
  • ▲ 단식 투쟁 16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단식중단을 촉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만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단식 투쟁 16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단식중단을 촉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만나고 있다.ⓒ이종현 기자
    18일째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건강이 악화하면서 국회에 119 구급대가 출동했으나 이 대표가 병원행을 거부하며 철수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후 3시15분쯤 의료진이 이 대표를 진단했다. 즉시 단식을 중단하고 입원해야 한다는 진단이 있었고 이에 (지도부에서) 119를 불렀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 입원을 해야 한다는 (의료진) 의견을 이 대표에게 전달했는데, 단식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상황이라 당 지도부가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가 단식 중인 국회 민주당 대표실엔 119구급대원들이 간이침대를 들고 들어갔다가 되돌아 나왔고, 구급차는 결국 철수했다.

    박광온 원내대표, 박찬대 최고위원 등이 장시간 설득했으나 이 대표는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강하게 고집했다고 한다.

    박성준 대변인은 구급대를 돌려보낸 후 다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말했다"며 "이 대표가 강하게 (입원을) 거부했다. 아직까지 상황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 대표는 언제든 쇼크가 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 대표가 의식이 없으면 바로 입원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엔 문희상·임채정·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민주당 상임고문이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이들은 이 대표에 대한 강제입원 조치가 필요하다고도 주문했다. 문희상 고문은 기자들에게 "당대표의 문제이기 이전에 당의 문제고 국가의 문제다. 강제적으로라도 빨리 중단시키지 않으면, 병원에 가지 않으면 큰일 난다"며 "살아야 싸움이라도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전날 열린 긴급 의원총회 이후 민주당 당대표 회의실 앞에서 돗자리를 깔고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현재 이 대표 단식엔 입원 말고는 별다른 출구전략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나 여당에서 이 대표에게 직접적인 손을 내밀지 않았고 민주당이 대정부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 대표의 단식 중단과 함께 양당 대표 회담을 열자고 제안했으나,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제출과 윤석열 정부 내각 총사퇴 결의안을 꺼내 들며 양당 대치는 격화하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기현 대표가) 이 대표의 건강을 우려하는 뜻을 전달했음에도 어제(16일) 민주당 의원총회 결의안은 스스로 공당임을 포기하는, 이 대표 단식으로 또 한 번 방탄을 드러내는 결의안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단식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막기 위한 방탄용, 내부결속용 단식"이라고 꼬집었다.

    검찰은 다음 주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르면 21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지게 되고 교섭단체 대표연설(18·20일)로 일정이 미뤄지면 늦어도 25일엔 표결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