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거주 당원 50% 강서구민 여론조사 50% 반영해 선출전략공천 민주당 비판…김태우 "민주적 정당성 어느 당에 있냐""조국 유죄면 저는 무죄라는 데에 많은 분 공감" 정당성 강조
  • ▲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종현 기자
    ▲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종현 기자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이 내달 11일 치러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됐다. 김 전 구청장은 일찌감치 전략공천된 경찰청 차장 출신인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붙게 됐다.

    공천관리위원장인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7일 국회에서 공관위 회의를 열고 김태우 전 구청장을 당 강서구청장 후보자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후보별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결과는 18일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국민의힘은 후보를 전략공천한 민주당과 차별화를 두며 경선을 결정한 바 있다. 김 전 구청장은 강서구 거주 당원조사 50%, 강서구민 여론조사 50% 반영한 경선에서 경쟁 후보인 김진선 전 강서병 당협위원장과 김용성 전 서울시의원을 제쳤다. 조사는 당원 1000명과 일반 유권자 500~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5~16일 이틀간 진행됐다.

    김 전 구청장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관 재직 당시 알게 된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하며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로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확정받았다.

    선출직 공직자는 형사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직을 상실한다. 김 전 구청장은 이후 8·15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받으면서 강서구청장 재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구청장은 경선 결과 발표 직후 "다시 강서구청장에 도전할 수 있게 기회를 준 국민의힘 당원 여러분과 강서 주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 16년간 정체됐던 구도심의 불편한 점을 모두 개선해 강서구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도제한이라는 거대한 규제를 철폐하는 데 앞장서서 화곡동을 비롯한 원도심 개발이 신속히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사회적 약자가 많은 강서구에 서민을 위해 개발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구청장은 전략공천으로 후보를 확정한 민주당과 달리 자신은 강서구민들의 선택을 받았다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이 선거 판세를 묻자 "진교훈 민주당 후보가 내리꽂히는 식으로 됐는데, 국민의힘은 많은 고민으로 경선했다. 민주적이고 공정하고 선의의 경쟁을 한 과정이 있었다"며 "이것을 지켜보는 강서구민들께서 비교하시지 않을까. 민주적 정당성이 어느 당에 더 있는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제14·15·16대 강서구청장을 차지하고도 고도제한 등 강서구 발전이 더뎠다는 점도 언급했다. 국민의힘이 여당인 만큼 강서구를 발전시키려면 정부와 손발을 맞출 수 있는 국민의힘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 전 구청장은 "강서구민을 오랫동안 괴롭혀왔던 부분은 고도제한이다. 이것을 방치한 지방정부가 민주당의 강서구였다"며 "다시 일할 기회를 얻는다면 속전속결 행정으로 국민의힘, 정부와 잘 협의해 고도제한이라는 큰 규제를 완화하거나 철폐해서 강서구의 재개발·재건축을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라는 비판에 대해선 "저와 관련된 재판으로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최강욱, 조국, 울산 사건과 달리 제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을 보면서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용 면에서도 조국이 유죄면 저는 무죄라는 생각에 많은 분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국이 1심에서 유죄가 나왔지만 잘못이 있는지 없는지 확정 판결까지 지켜보고 그 결과에 따라 (제가)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는 게 그게 순서이고 상식적"이라고 덧붙였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김 전 구청장의 폭로로 시작된 '유재수 감찰무마'와 자녀 입시비리 혐의에 대해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 전 구청장은 "(제 재판은) 온당하지 못한 판례라는 여론이 비등했다. 여론을 받아들여서 대통령이 사면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저는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구청장을 선출하는 선거인만큼 국민의힘은 당내 강서구 인사들이 힘을 합쳐야 승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태우 전 구청장과 김진선 전 당협위원장, 김용성 전 시의원은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결의한 바 있다.

    이날 경선 결과 발표 후 김진선 전 당협위원장 지지자로 보이는 인사가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에 들어갈 때 세 후보들이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에 함께했다"며 "거기에 대한 뜻과 의지는 변함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