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이어 윤석열정부 두 번째 국무위원 탄핵… 안보공백 불가피본회의 통과 전 장관 교체 시 탄핵 무력화… 시기 두고 공방 벌일 듯국민의힘 "단식 쇼 이재명 습관성 탄핵… 국면 돌파용" 지적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고(故)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 탄핵소추안(탄핵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지난 2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윤석열정부 들어 두 번째 국무위원 탄핵이다.

    이른바 '웰빙 단식'으로도 정부를 향한 투쟁동력이 약해지자 민주당이 국면 돌파를 위해 또다시 탄핵안 카드를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국방부 장관 교체가 기정사실로 된 상황에서 민주당이 자신들의 요구 때문이라고 주장하려는 '정신승리'라고 비판했다.

    끝내 국방부 장관 탄핵한다는 민주당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민주당은 이종섭 장관을 탄핵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장관을 해임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진실을 밝히려 한 해병대 수사단장을 탄압한 것도 모자라 '국민의 명령에 항명'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탄핵을 시작으로 특별검사를 통해 이번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은 지난 8일 의원총회에서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따른 특별검사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이 이 장관을 즉각 해임하지 않을 경우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후 브리핑에서 "내일(12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탄핵안 관련) 당론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단독으로 탄핵안부터 본회의 통과까지 가능

    헌법 제65조 2항에 따르면,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100명)이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150명)이 있으면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 168석을 보유한 민주당이 탄핵안을 단독으로 발의하고 본회의 통과까지 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면 이 장관의 권한 행사는 즉각 정지되고,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날 때까지 사퇴나 해임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추석 전 국방부를 포함한 일부 부처 장관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탄핵을 서두르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여야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제외한 9월 본회의는 오는 21일, 25일 열린다. 본회의 전 개각으로 인해 국방부 장관 자리가 이 장관에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으로 교체되면 민주당의 탄핵 대상이 사라진다. 다만 국회 인사청문회 등 절차가 남은 상태다.

    민주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데다 검찰 조사 등 사법리스크가 계속되자 정부 규탄론 결집을 위해 무리한 탄핵을 강행하는 모양새다.

    국방부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이미 한 차례 이종섭 장관에 대한 해임을 촉구한 바 있어 탄핵안 추진 발표에도 내부적인 동요는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해임을 요구한 후 시간적인 여유도 없이 바로 탄핵안으로 넘어간 것은 정치적 공세로 가겠다는 것 아니냐. (국방부) 내부에서도 신원식 의원으로의 개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공백 이어 안보공백 우려

    여권은 한 차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안으로 행정공백을 일으킨 민주당이 또다시 무리한 정치적 '액션'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지난 2월 이태원참사의 책임을 물어 이 장관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지난 7월 "탄핵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재판관 9명의 일치된 의견으로 탄핵안을 기각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정치권에서는 해외 순방 등 외교활동 기간에는 정쟁을 삼가는 이력이 있었다"며 "민주당이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 이종섭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국정 운영을 발목 잡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국방부 장관은 행안부 장관보다 더 특수성이 있는 자리로, 한 순간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방부 장관이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우리 국가안보 현실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직후 국방부 장관 등 개각 예정보도가 나오자 단식 쇼 와중에도 습관성 탄핵을 주장했다"며 "윤 대통령의 국방부 장관 교체를 이 대표의 탄핵 주장 때문이 되고 싶은 정신승리의 모습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어 "중대한 범죄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으면서도 차마 제1야당 대표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의 무책임과 몰염치로 일관하는 이 대표가 탄핵을 이야기할 자격이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