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12일째 건강 악화… 최고위원회의도 못 나와중진 의원 "단식 중단 납득되려면 文 전 대통령이 나서야"당원 청원도 변수… 현재 1만5000여 명 단식 중단 청원 동의
  • ▲ 단식 12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 누워있다. ⓒ이종현 기자
    ▲ 단식 12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 누워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12일째로 접어들면서 출구전략을 놓고 민주당 내부에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표의 단식을 만류할 의사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당 내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11일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단식투쟁장을 찾아 이 대표의 단식을 만류했다. 이 대표는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이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 대표의 단식을 만류하기 위해 박병석·김상희·김영주·김태년·노웅래·설훈·안규백·안민석·우상호·윤호중·이인영·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현장을 찾았다.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은 "이미 단식을 시작한 지 열흘이 넘었고, 건강과 체력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회복해야 여러 가지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정권의 관심이 오로지 폭력적인 권력 행사 그 자체에만 있고 권력이 추구해야 될 핵심적인 과제인 민생이나 경제와 평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면서 단식 강행 의지를 보였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고민이 깊다. 이 대표가 조건 없는 무기한 단식투쟁을 선언한 지 12일 만에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단식을 말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과거 야당 대표의 단식에는 통상적으로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이 나서서 단식을 만류하면서 퇴로를 열어주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번만큼은 단호하다. 

    민주당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10일 MBN의 시사 프로그램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나와 "통상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이 와서 대통령의 말을 직접 전하지는 못하더라도 건강과 안부를 묻고 여당의 대표도 안부를 묻는 것이 정상 아니냐"면서 "그런데 지금 그런 것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명분을 줄 만한 인물로 민주당 내부에는 문 전 대통령이 제격이라는 것이다.

    권리당원들의 온라인 청원도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언급도 나온다.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서 시작된 '이재명 당대표님은 압도적 지지와 행동을 약속하는 권리당원들을 믿고 그만 단식 중단하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12일 현재 1만5610명이 동의한 상태다. 

    권리당원들이 이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 탄핵과 일본산 농수산물 전면 수입금지 등을 국회의원들에게 요구할 테니 단식을 중단해 달라는 취지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11일 통화에서 "국민들이 봤을 때 이재명 대표의 단식 중단이 납득되려면 결국 현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나서서 중단을 요청하는 것과 당원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나올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