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잘 견뎌라.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감옥 나간다"조우형에게 허위 인터뷰 지시… "유동규 개인 일탈로 몰아가야"검찰 "김만배, 사건 실체 드러나면 이재명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 우려"
  • ▲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구속기간 만료일인 7일 자정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서성진 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구속기간 만료일인 7일 자정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서성진 기자
    검찰이 2021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측근들에게 이재명이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도록 입단속을 하고 허위 인터뷰를 종용했다는 조사 결과를 법정에서 공개했다.

    7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따르면 검찰은 김씨가 수사 초기인 2021년 10월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에게 "이재명 후보 이름이 언급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김씨가 대선을 앞두고 자신과 함께 기소됐던 남욱 변호사와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씨에게 법정 대기실에서 "잘 견뎌라.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나갈 수 있다"고 하면서 '입단속'을 했던 정황도 있다. 검찰은 이를 뒷받침하는 관련자 진술과 정황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밝혔다.

    검찰은 대장동 사건의 '몸통'을 윤석열 대통령으로 몰아가려고 김씨가 치밀하게 '대선 공작'을 벌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김씨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 심문에서 김씨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전 뉴스타파 전문위원)과 허위 인터뷰를 한 사실과 남 변호사 등에게 허위 인터뷰를 종용한 정황을 공개하며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씨가 2021년 9월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 전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에 있을 당시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통해 조우형 사건을 덮어줬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하고, 닷새 뒤인 9월20일 신 전 위원장에게 1억6500만원을 지급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대가성을 숨기기 위해 신 전 위원장에게 책 3권을 산 것처럼 가장해 인터뷰 일자보다 약 6개월 앞선 2021년 3월1일자로 도서 판매계약서까지 작성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는 대장동 수사로 실체가 드러나면서 대선에서 이재명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것을 우려해 언론을 통한 허위 사실 유포를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의 당선을 도와 범행을 은폐하고 책임을 축소할 목적으로 이재명의 가담 사실을 부인하고 2011년 저축은행 비리 수사 당시 조우형 씨를 수사했던 상대 후보(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사실 유포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가 지난 3월27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가 지난 3월27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성진 기자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로 '그분'이 언급되자 남 변호사는 2021년 10월 JTBC와의 인터뷰에서 "김만배는 유동규를 '그분'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인터뷰를 본 김씨가 남 변호사에게 전화해 "이제 우리랑 이재명은 한배를 탔다. 이재명이 살아야 우리도 산다"고 했다는 게 검찰 조사의 내용이다.

    검찰은 비슷한 시기에 김씨가 조씨에게도 "게이트가 되면 안 된다. 유동규의 뇌물 사건으로 정리돼야 한다"며 허위 인터뷰를 지시했고 이후 조씨가 JTBC와의 인터뷰에서 "그분은 유동규다. 유동규의 개인 일탈일 확률이 매우 크다고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은 조씨가 인터뷰에서 하지 않은 발언이 왜곡 보도됐다고 했다.

    조씨는 "대검 중수부가 내 계좌를 압수수색한 것이 아니라 예금보험공사에서 계좌를 들여다봤다"고 말했는데, JTBC 기자는 시일이 지난 뒤 지난해 2월 대선이 임박해서야 이 내용을 보도하면서 조씨가 하지도 않은 말을 넣어 '조씨가 대검 중수부에서 조사받았고 윤석열이 커피를 타 줬다'는 취지로 보도했다는 것이다.

    해당 가짜뉴스는 윤 대통령이 지난 2011년 부산저축은행을 수사할 때 대장동 대출 브로커인 조씨에게 커피를 타 주고 수사를 무마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재판부는 김씨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았고, 김씨는 7일 자정 구속기간이 만료된 후 석방됐다.

    검찰은 김씨 수사를 추가로 진행한 뒤 '가짜 뉴스' 혐의를 넣어 김씨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심각한 증거인멸이 이미 저질러졌고, 또 다른 증거인멸 우려가 현저한 점에 비춰 법원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석방되면서 가짜뉴스 수사가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