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용기 '참매 1호' 대신 전용 방탄열차 '태양호' 이용 예상블라디보스토크까지 철도 1180km 이동… 약 20시간 소요될 것으로 관측정성장 세종硏 실장 "사치품 대량으로 수입하기 위해 열차 이용하는 것"
  • ▲ 2019년 4월24일 북한 김정은이 러시아와 북한의 접경 지역인 하산역에 도착해 전용 방탄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 2019년 4월24일 북한 김정은이 러시아와 북한의 접경 지역인 하산역에 도착해 전용 방탄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오는 10~1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하기 위해 2019년과 같이 북한 최고지도자가 이용하는 '1호 열차'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용 1호 열차의 명칭은 '태양호'로 특별열차, 방탄열차로 불린다.

    김정은은 2019년 4월24일 새벽 태양호를 타고 평양을 출발해 오전 10시40분(한국시간 오전 9시40분)쯤 나진-하산을 경유, 두만강 철교를 넘어 러시아로 들어섰다. 당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쯤이었다.

    김정은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이동하려면 평라선~함북선~두만강선으로 이어지는 853km와 나진-하산역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역까지 약 327km 등 총 1180km를 이동해야 한다. 북한 철도시설이 낙후해 시속 50km 안팎으로 이동해야 하므로 이동에만 약 20시간이 소요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6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정은이 이번 방러에도 전용기인 '참매 1호' 대신 전용열차인 '태양호'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아버지인 김정일은 중국과 러시아에 방문할 때 북한 주민들에게 서민적인 모습을 어필하기 위해 대부분 열차를 이용했다. 김정은은 중국에 갈 때는 전용기를 많이 이용했는데 러시아에 갈 때는 열차를 선호하는 특징이 있다. 김정일 때와 달리 김정은의 '피격 우려'는 사실상 크지 않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정은이 전용열차를 선호하는 이유는 '기상 악화'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고 사치품을 대량으로 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정상과 지도부가 외국에 나갈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은 만큼 '아시아의 유럽'이라고 불리는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은 사치품을 쇼핑할 기회다. 2018년 미북정상회담 당시 싱가포르에서 쇼핑을 상당히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한동안 과거에 비해 사치품 수입이 어려웠으니 사치품에 대한 수요가 더 높아졌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이번 방러를 계기로 북러 연합군사훈련을 정례화하고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핵추진 잠수함을 개발해 미국 본토를 위협한다면 미국에 상당히 큰 충격을 줄 것이다. 그러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북한 쪽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러시아로서도 북한을 도와줄 이해관계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은 이달에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기 공급을 논의할 계획이다. 

    NYT는 김정은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포탄과 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하는 대가로 인공위성과 핵추진 잠수함 등 핵개발 기술을 제공받길 원하며, 러시아에 식량지원도 요구하고 있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정은과 푸틴은 오는 10~13일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하기 위해 개최지인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학(Far Eastern Federal University)에 머물 예정이다. 

    또한, 김정은은 러시아 태평양 함대사령부 소속 해군 함정이 정박하고 있는 33번 부두도 방문할 계획이다. EEF 개막식 하루 전인 9월9일은 북한 정권수립일인 '99절'이다.

    이밖에 김정은은 블라디보스토크 북쪽으로 약 950마일(약 1500km) 거리에 있는 '보스토니치 우주기지'(Vostochny Cosmodrome)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보스토니치 우주기지는 지난 2022년 4월 푸틴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만났던 장소로, 2016년 첫 로켓발사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