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이재명, 결사항전의 의지 담아 단식에 돌입"박지원 "민주주의 파탄… 단식 선택한 건 아주 잘해"비명계 "이재명 단식은 사법리스크 방탄이 맞다"윤영찬 "왜 단식하는지 지금 국민이 이해라고 있나"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것을 두고 최측근 의원들이 "정치적 승부수"라고 치켜세우기 시작했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 내에서는 "본인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한 무리수"라는 회의적 반응이 나온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 대표 입장에서 지금 시기를 봤을 때 도저히 묵과하기 어려운 시국 상황이라 본 것 같다"며 "결사 항전의 의지를 담아서 단식에 돌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무능폭력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랫동안 숙고한 끝에 최고위원들과 상의 후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로 꼽히는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야당 대표의 단식은 그 행위 자체가 최후의 정치적 수단"이라며 "모든 국정이 퇴행하는 상황에서 야당이 제지를 해도 먹히지 않으니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 외교가 파탄나고 있기에 국회를 책임지는 제1당 대표로는 반드시 강한 투쟁을 해야 한다"며 "그 투쟁 방법으로 단식을 선택한 건 아주 잘한 일"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방탄용 단식'에 나섰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검찰의 9월 영장 청구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이 대표가 수사를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관련해 제3자뇌물 혐의를 받고 있다.

    민주당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정상적인 사람이 보기에 사법리스크 방탄이 맞다"며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오면 중간층 의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2차적으로는 영장 심사를 담당하는 판사들에게 부담감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무리수라고 본다"며 "단식은 한 보름 정도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비명계 의원은 "정기국회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9월 정기국회를 하루 앞두고 단식에 나섰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 길' 토론회를 마친 뒤 "왜 단식을 하는지 국민이 제일 이해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국민이 잘 이해를 하고 있느냐"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도 이 대표의 단식을 비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의 무기한 단식이라는 극단적 수단에 호소해야 할 정당한 명분을 찾기 어렵다"며 "사법 처리 회피용 단식, 체포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내분 차단용 단식, 당권 사수를 위한 단식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야당 대표가 민생 현안이 산적한 정기국회를 하루 앞드고 단식을 결정한 것은 누가 봐도 자신의 범죄 혐의에 대한 법치국가의 수사 절차를 방해하는 방탄 단식"이라며 "이 대표는 곡기를 끊을 것이 아니라 정치를 그만둬야 할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식과 관련 "이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정권의 퇴행과 폭주 그리고 민생 포기, 국정 포기 상태를 도저히 용납할 수는 없는데 이 일방적인 폭력적인 행태를 도저히 그대로 묵과할 수는 없지만 막을 다른 방법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