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시장경제는 대한민국 평화·번영의 원동력""우리의 자유는 아직도 공산전체주의 세력 위협받아""외교 노선의 모호성은 가치와 철학의 부재를 뜻한다""반국가 세력, 반일 선동… 국민 위험 빠뜨릴 것처럼 호도"
  •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국립외교원 6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국립외교원 6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이념'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1일 국립외교원 설립 6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외교의 이념과 가치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이에 입각한 연구와 교육을 수행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국립외교원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을 뒷받침해 온 원동력"이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자유롭고 해방된 국제정치, 경제질서 속에서 우리는 자유 세계와 연대해서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지금 우리의 자유는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며 "아직도 공산 전체주의 세력과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 반국가 세력은 반일 감정을 선동하고 캠프 데이비드에서 도출된 한미일 협력 체계가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외교 노선의 모호성은 가치와 철학의 부재를 뜻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우리는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를 존중하는 나라들과 함께 안보와 경제, 정보와 첨단 기술의 협력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구축해야 한다"며 "상대에게 예측 가능성을 주지 못하는 외교는 신뢰도, 국익도 결코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립외교원은 우리의 외교관들이 분명한 가치관, 역사관, 국가관에 기초해서 외교를 수행할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라며 "연구 조직 체계를 의식하고 현장 외교관들과 활발히 교류하여 살아있는 연구 성과물을 도출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나라의 외교 역량은 외교 인력에 의해 판가름이 난다. 결국 외교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외교관 후보자들이 능동적으로 교육에 임할 수 있도록 창의적인 과정을 개발하고 효율적인 경쟁 시스템을 구축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 "우리의 외교 지평을 넓히고 글로벌 중추 외교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외교관의 충원과 양성 과정에서부터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라며 "특수 언어 능통자, 전략 지역 전문가를 민간 영역에서도 적극 영입해서 교육해야 한다. 직업 외교관과 외부 전문가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우리나라의 외교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제적 위상을 가진 글로벌 싱크탱크로도 커나가기를 기대한다.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외교관, 국제정치 석학들과 소통하면서 대한민국 외교에 통찰을 주는 담론을 형성하고 이끌어 주시기를 바란다"며 "대한민국 외교안보 구상의 산실, 정예외교관 양성의 산실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축사에 앞서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 몇 년 동안 흔들리는 동맹 외교, 한반도 중심의 외교 구상, 국제적 책임과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수동적 자세 등으로 인해 국립외교원도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정체되어 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제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해 조직의 활력을 다시 고취하고, 심기일전의 각오로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 으뜸가는 외교안보 싱크탱크로 거듭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 후 38명의 신임 외교관 후보자들과 만나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통령실은 "현직 대통령이 외교관 후보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대통령은 후보자들에게 글로벌 중추 국가 외교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주역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계속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국립외교원 정원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반송 한 그루를 심었다. 대통령실은 "외교관 후보자들이 국제사회에서 자유·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단호하고 의연하게 실현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최근 이념과 가치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집중적으로 강경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총선을 1년도 채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당·정의 이념적 결속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28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국가의 정치적 지향점과 지향할 가치에서 중요한 게 이념이다.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어갈 철학이 이념"이라며 "철 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에 우리가 매몰됐고, 또 거기에 대해서 우리가 '우리 당은 이념보다 실용이다' 하는데 분명한 철학과 방향성 없이 실용이 없다"고 말했다.